첫 PS 맞대결’ 김인식-서정환, 최후의 승자는
OSEN 기자
발행 2006.10.07 15: 18

‘사제지간’인 김인식(59) 한화 감독과 서정환(51) KIA 감독은 1998년 포스트시즌서 첫 만남을 가질 뻔했다. 당시 OB(현 두산)을 맡고 있던 김인식 감독이 준플레이오프에 나섰으나 LG에게 고배를 마시는 바람에 2위였던 당시 서정환 삼성 감독과의 맞대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서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LG에 패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그 해에는 현대가 창단 2년만에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로부터 8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후 8일 대전구장에서 시작되는 2006 삼성 PAVV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에서 둘은 첫 만남을 갖게 됐다. 해태 타이거즈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제지간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맞붙게 된 것이다. 해태에서 헤어진 후 무려 17년만의 조우이다. 서 감독은 프로야구 출범 원년인 1982년 삼성 소속으로 프로 데뷔한 후 다음해 1983년 ‘국내 트레이드 1호’로 기록되며 해태로 팀을 옮겼다. 이때 수석코치였던 김인식 감독을 만났고 둘은 1986년부터 4년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해태의 명가 건설에 앞장섰다. 서 감독은 당시 해태 주전 유격수였다. 이들은 89시즌을 끝으로 다른 길을 걸었다. 김 감독은 당시 쌍방울 창단 감독으로 옮겨 본격적인 감독생활을 시작했고 서 감독도 그해 현역에서 은퇴하며 지도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1989년을 기점으로 다른 길을 걸은 김인식 감독과 서정환 감독이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펼치게 된 것이다. 양 감독은 부담감을 안고 맞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김 감독은 지난 해 못다 한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을 이뤄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고 서 감독은 삼성에서 못다한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김인식 감독은 지난해 부임 첫 해 팀을 당당히 4강에 끌어올리는 수완을 발휘했다. 주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김 감독은 12월 선수단 납회식에서 "내년에는 적어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겠다"며 일찌감치 목표를 설정했다. 실제로 한화는 시즌 초반에는 최영필-구대성의 필승조를 앞세워 선두를 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탔으나 최영필의 낙마로 그만 실속했다. 시즌 막판 다시 최영필이 돌아오자 김 감독은 차분히 팀 페이스를 조절, 힘을 비축해놓았다. KIA를 단숨에 꺾고 플레이오프에서 기다리는 현대까지 노리고 있다. 서정환 감독은 시즌 막판 두산과의 치열한 4강 싸움 끝에 승자가 돼 부담은 많지 않다. 지난해 최하위 수모를 당한 팀을 당당히 4강까지 끌어올렸다. 올 시즌 팀 운영을 무조건 4강에 맞췄다. 지난 2일 롯데를 꺾고 4강을 이루자 팀은 온통 마치 우승한 것처럼 축제 분위기였다. 서 감독은 지난 4일 준플레이오프 대비 훈련에 앞서 팀 미팅을 소집하고 "부담없이 하자"고 당부했다. 이 말에는 팀이 준플레이오프에서 지더라도 문제 없으니 부담없이 경기를 하지는 뜻이 있었다. 또 하나, 선수들이 부담없이 하다보면 경기가 술술 잘 풀려 의외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도 있다는 믿음도 있다. 하지만 서 감독도 준플레이오프가 전부는 아니다. 삼성에서 못다 이룬 정상정복의 꿈을 실현해야만 ‘능력있는’ 감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기에 첫 고비인 한화전부터 최선을 다해야 하는 부담을 안가질 수 없는 상황이다. 감독 대행 꼬리표를 떼고 올시즌 KIA 감독 첫 해를 맞은 서 감독은 지난 98~99년 삼성 사령탑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데 이어 7년만에 사령탑으로 포스트시즌무대를 다시 밟게 됐다. ‘사제지간’으로 포스트시즌서 첫 맞대결을 벌이는 양 감독중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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