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1-3으로 무릎을 꿇은 원인이 중앙수비 불안과 리더 부재가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8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가진 가나와의 경기에서 4개월 전 스코틀랜드에서 당했던 1-3 패배를 답습했지만 이미 패배는 예견되었던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선 가나는 골키퍼 리처드 킹슨을 비롯해 수비수 존 멘사, 미드필더 마이클 에시엔과 스티븐 아피아, 설리 알리 문타리, 공격수 아사모아 기안 등 독일 월드컵 출전 여부를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세계 명문 클럽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즐비했다는 점에서 이미 한국으로서는 '한수 접고' 경기에 임했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에시엔 아피아 문타리 등으로 이어지는 가나의 막강 허리는 셋이 합쳐 A매치 출전이 28경기 밖에 되지 않는 백지훈 오장은 이호가 상대하기엔 애당초 무리가 있었다는 평가. 비록 전반전에 시종일관 밀리긴 했지만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못했다'고 매도할 수는 없다. 그러나 포백 중 중앙수비의 불안이 한국의 발목을 잡았다. 김동진(24,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과 김진규(21, 주빌로 이와타)의 호흡이 전혀 맞지 않은 것. 김동진과 김진규의 중앙 수비가 불안하다보니 위험한 상황이 자주 연출됐고 결국 수비 강화를 위해 김동진을 빼고 경험많은 김영철(30, 성남 일화)을 투입할 수 밖에 없었다. 반면 3년만에 A매치에 출전한 박주성(22, 광주 상무)의 왼쪽 풀백 쪽이 뚫리긴 했지만 '불합격' 평가를 내리기엔 경험이 일천하다는 점에서 너무나 성급하고 차두리(26, 마인츠 05) 역시 한 차례 실수한 것이 걸리지만 오른쪽 풀백으로 치른 첫 A매치를 무난하게 치렀다. 또 한가지 패인을 들자면 어린 선수로 가나전을 치르다보니 위기 상황을 제어할 수 있는 리더가 없었다는 점이다. 주장 완장을 찬 김동진은 가나의 막강 허리진에 이은 공격을 막기에 급급하다보니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동진이 김영철과 교체된 이유가 김진규와의 호흡 부조화, 오는 11일 시리아전을 앞둔 포석 외에도 리더십 부족이라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패인들은 오히려 어린 선수들에게 '쓰디 쓴 보약'이 됐다. 같은 아시아 국가도 아니고 독일 월드컵에서 16강까지 올랐던 가나와의 경기에서 노출된 문제였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대부분 아시안게임에서 뛸 선수들이 대회를 2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앞으로 어떻게 고쳐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tankpark@osen.co.kr 후반 두 번째 골을 허용한 뒤 김진규(왼쪽)와 김영철이 맥이 풀린 표정을 짓고 있다./상암=주지영 기자 jj0jj0@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