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스가 끝내 '이승엽 공포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승엽(30, 요미우리 자이언츠)은 지난 8일 고시엔 구장에서 벌어진 한신과의 22차전에서 이날 1회초 선제 2루타와 연장 10회 결승타를 날리는 등 2안타 2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이승엽은 이날 한신에 두 가지 아픔을 안겨주었다. 첫 번째는 한신의 실낱같은 역전 우승의 희망을 뭉개(?)버렸다. 한신은 선두 주니치와 전날까지 2경기차를 유지하면서 마지막 희망을 불태우고 있었다. 그러나 한신은 이승엽을 막지 못해 고배를 들었고 주니치는 요코하마를 4-3으로 꺾고 매직넘버를 2로 줄였다. 주니치는 우승 헹가래만 남았고 일본 언론들은 '호랑이의 탄식, 절망적인 패배'로 한신의 절망감을 표현했다. 이날 패배로 한신의 역전 우승은 완전히 물건너갔다는 의미다. 두 번째는 '영원한 숙적' 한신에 당했던 먹이사슬을 끊어냈다. 지난 3년 내내 요미우리는 한신과의 팀간성적에서 열세를 보였다. 그 동안 요미우리는 한신의 힘에 밀려 고전했지만 이날 이승엽의 활약 덕택에 11승11패 동률을 이뤘다. 이승엽이 우승에 실패한데다 4위에 그친 하라 감독의 체면을 살려준 것이다. 이승엽은 지난해 지바 롯데 시절 한신과의 일본시리즈에서 홈런 3개와 4할대의 타율로 한신을 격침시키는 데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올해는 요미우리로 이적해 한신을 상대로 타율 3할4리, 7홈런 22타점을 올렸다. 타점은 5개 팀 가운데 가장 많다. 그야말로 한신은 2년 연속 이승엽에게 농락당한 셈이다. 하라 감독과 요미우리 수뇌진이 재계약을 학수고대하는 배경에는 이승엽이 한신에 강한 이유도 깔려 있다. sunny@osen.co.kr
이승엽, 2년 연속 한신 울렸다
OSEN
기자
발행 2006.10.09 08: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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