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장이 작아 어쩔 수 없었다". 지난 8일 1차전서 패한 후 서정환 KIA 감독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2-1로 앞선 5회말 수비서 한화 이범호에게 김진우가 중월 동점 솔로 홈런을 내준 것을 아쉬워하며 내뱉은 발언이었다. 이범호의 홈런 공식 비거리는 120m로 중형급이었다. 하지만 이범호의 이 타구가 광주구장이었다면 홈런이 되기 힘들었을 것이란 게 서 감독을 비롯한 KIA 측의 분석인 것이다. 광주구장 가운데 펜스까지 거리는 120m로 대전구장 보다 6m가 멀다. KIA도 1회 공격서 장성호와 이재주가 랑데부 홈런포를 터트렸지만 타구의 질이 틀렸다. 장성호의 우월 솔로 홈런 비거리는 110m였고 이재주의 좌월 솔로 홈런은 125m짜리였다. 두 타구는 코스상 광주구장에서도 홈런이 될 대형이었다. 이범호의 타구와 이재주, 장성호의 타구를 비교해 보면 KIA로서는 작은 대전구장(좌우 98m, 가운데 114m, 높이 1.5m로 중형급)을 원망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인 것이다. KIA는 장소를 광주 홈구장으로 옮겨 치르는 9일 2차전에서는 상황 역전을 노리고 있다. 올 시즌 한화와 KIA의 광주구장 홈런수를 비교하면 전체 수치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화는 홈런 부문에서 올 시즌 110개로 단연 선두를 기록했고 KIA는 62개로 두산(55개)만을 제치며 7위에 그쳤다. 한화는 특히 110개 중 대전 홈구장에서 절반이 넘는 56개를 기록, '안방 홈런포'의 위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구장이 큰 광주구장 원정 9경기에서는 단 2개 밖에 날리지 못했다. 이에 반해 한화 만큼 중장거리포를 많이 보유하지 못해 시즌 총 홈런이 62개에 그친 KIA는 광주 홈구장에서는 선전했다. 이재주 등이 광주 구장에 걸맞는 홈런 비거리를 과시, 홈구장에서 25개의 홈런포를 날렸다. 한화전에서는 7개를 기록했다. 광주구장 홈런포 대결에서 만큼은 KIA가 한화를 압도한 셈이다. KIA 구단은 작년 최다 홈런 2위였던 광주구장 크기를 지난 겨울 대폭 늘렸다. 기존 좌우 97m, 가운데 113m의 크기에서 좌우 99m, 가운데 120m로 확장했다. 잠실구장(좌우 100m, 가운데 125m) 다음이다. 이것도 모자라 외야에 1.1m 높이의 그물망에다 중앙 정면에 가로 22m, 높이 6.9m(펜스 높이 3.1m 포함)의 광주판 '그린 몬스터'까지 세워 장타자들의 무덤을 만들었다. 특히 '그린 몬스터'의 위력은 대단하다. 올 시즌 홈런왕인 롯데 이대호는 지난 1일 KIA전에서 130m짜리 대형 타구를 날리고도 그린 몬스터에 걸리는 바람에 2루타에 그치는 일까지 있을 정도였다. 광주구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이름하여 '130m짜리 2루타'였던 것이다. KIA가 '그린 몬스터'의 위력을 앞세워 2차전서 반전의 계기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사다. sun@osen.co.kr 광주 구장 외야석 중앙 모습.
KIA, '그린 몬스터' 효과 볼까
OSEN
기자
발행 2006.10.09 11: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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