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가을로’ 제작진이 10월 9일 오전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분노를 금치 못했다. 김대승 감독과 유지태, 김지수가 분노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영화의 핵심소재라 할 수 있는 삼풍백화점 붕괴때문이었다. 김대승 감독은 삼풍백화점 붕괴를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한국현대사를 되돌아보면 염치없이 그냥 덮어버리는데 급급한 일들이 많다”며 삼풍백화점 붕괴를 ‘어처구니 없고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어 김 감독은 “그 사건에 대한 분노를 직접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아직도 상처를 가지고 있는 분들의 상처를 같이 치유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주인공 현우 역을 맡은 유지태는 삼풍백화점 붕괴보다 붕괴 후 처리에 대해 분노했다. 유지태는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곳에 아파트가 들어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잘못을 덮어버리기에 급급한 상황을 꼬집었다. 극 중 붕괴사고를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김지수는 “민주라는 캐릭터를 맡아 영화를 통해 그날을 간접 경험하게 됐다”며 “이 땅에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김지수는 ‘가을로’는 당시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영화는 아니라 조금이나마 희망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영화라고 설명했다. 삼풍백화점 붕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사용했지만 ‘가을로’는 그 아픔에 주목하기 보다는 그 아픔으로 발생한 사랑을 담고 있다. 10월 26일 개봉하는 ‘가을로’는 영화 개봉에 앞서 9월 12일부터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된다. pharos@osen.co.kr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