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36)-한기주(19)의 대반격은 가능한가. 천신만고 끝에 4강에 진입한 KIA이지만 지난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로 또 다시 벼랑 끝에 몰렸다. 1차전 대전 원정을 2-3 9회말 끝내기 역전패 당함으로써 9일 광주 홈 2차전에서는 '배수의 진' 이외에 대안이 없다. 1차전 패배로 KIA는 포스트시즌 8연패라는 수모까지 감수해야 했다. 해태 시절 V9 때의 영광과 비교하면 극과 극이다. 특히나 KIA로서 뼈아팠던 부분은 '리더' 이종범과 '키맨' 한기주가 1차전에서 '상처'를 입었다는 점이다. 경기 직전 서정환 KIA 감독은 "이종범이 뛰어줘야 한다. 이종범에게 기대하고 있다"라고 꼭 집어 표현할 만큼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종범 역시 "작년 꼴찌에서 올해는 어렵게 4강에 올라갔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이기는 야구를 보여주겠다"라고 의욕을 내비쳤다. 그러나 5번타자 겸 중견수로 출장한 1차전 결과는 3타수 무안타에 1볼넷이었다. 특히 KIA가 2-0으로 앞서던 3회 2사 만루에서 유격수 땅볼은 경기의 맥을 끊어 놓았다. 마운드에서는 '10억 루키' 한기주가 자신의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끝내기 패배를 당하는 비운을 맛봤다. 8회말 KIA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한기주는 마운드에 올라가면서 발이 엇갈려 넘어질 뻔하는 등 긴장감을 노출하기도 했다. 한기주는 8회말에는 고동진-데이비스를 연속 삼진을 잡아내는 등 씩씩하게 던졌다. 직구 최고구속은 152km에 달했다. 그러나 2-2 9회말의 중압감이 버거웠던지 선두타자 김태균에게 안타를 맞은 뒤 보크를 범해 패배의 빌미를 자초했다. 보내기 번트가 나오자 만루작전을 편 뒤 대타 클리어를 상대로 초구 145km 직구를 구사했으나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맞고 패전을 당했다. 그러나 서 감독은 경기 직후 "한기주를 9일 2차전에도 대기시키겠다"라고 믿음을 표했다. 그리고 역설적이지만 1차전은 '이종범이 살아야 KIA가 이긴다'는 점을 새삼 부각시켰다. KIA가 두산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4강에 진입하는데 투타 핵심 주역인 이종범-한기주의 힘이 2차전에서는 제대로 발휘되느냐에 KIA의 운명이 걸렸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