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곤 결승만루포' KIA, "3차전 가자"
OSEN 기자
발행 2006.10.09 22: 10

"3차전까지 가자". KIA가 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이현곤의 만루홈런과 이종범의 눈부신 주루플레이, 깔끔한 계투진을 앞세워 6-1로 승리, 전날 패배를 설욕하고 승부를 3차전으로 몰고 갔다. 양팀은 11일 대전구장으로 무대를 다시 옮겨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놓고 마지막 결전을 갖는다. KIA는 이날 승리로 지겹게 따라붙었던 포스트시즌 연패의 악몽을 8에서 멈추었다. 지난 2002년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4년만이자 9경기만에 맛보는 포스트시즌 승리였다. 아울러 준플레이오프에서는 6경기만에 첫 승. 양팀 선발 그레이싱어(KIA)와 류현진(한화)의 호투속에 0-0 팽팽하던 승부는 4회부터 균열이 생겼다. KIA 4회말 공격에서 이종범이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연속도루를 성공시키자 조경환이 가볍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먼저 1점을 뽑았다. 반격에 나선 한화도 6회초 공격에서 고동진의 오른쪽 담장까지 굴러가는 2루타로 만든 2사2루에서 김태균이 바뀐 투수 한기주를 상대로 깨끗한 좌전안타를 터트려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팽팽한 승부가 예상됐으나 KIA 이현곤의 한 방이 모든 것을 멈추게 했다. 6회말 공격에서 1사후 이종범이 빠른 발을 이용해 중견수앞 2루타를 만들고 연속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이현곤이 류현진을 상대로 115m짜리 좌중월 그랜드슬램을 뿜어냈다. 준플레이오프 네 번째이자 포스트시즌 통산 8번째 만루홈런이었다. 이현곤은 2차전 MVP에 선정돼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결국 이종범의 주루 플레이와 이현곤의 만루홈런을 맞고 무너진 류현진은 고개를 떨군 채 서민욱에게 공을 넘겨주고 강판,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5⅔이닝 5안타 3볼넷 4탈잠진 5실점. 반면 동기생 한기주는 2⅓이닝 1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첫 승을 올려 희비가 엇갈렸다. 한기주는 19세 5개월 10일로 준플레이오프 역대 최연소 승리투수가 되는 감격을 누렸다. KIA는 7회말에서도 김상훈의 우중간 2루타와 희생번트에 이어 이용규의 중전안타로 쐐기점수를 뽑았다. KIA는 8회2사후 윤석민을 마운드에 올려 한화의 추격의 불씨를 잠재웠다. 1차전에 부진했던 이종범은 결정적인 순간, 2안타 2도루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는 KIA 마운드에 눌려 4안타 3볼넷에 그친 게 패인이었다. 패장 김인식 한화 감독은 "이현곤의 홈런이 승부를 갈랐다. 류현진은 투구수 75개까지는 잘 던졌지만 이후 변화를 주지 못하고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고 홈런을 맞았다. 총력전을 펼쳐 3차전은 잡겠다"고 말했다. 서정환 KIA 감독은 "지면 끝이라는 각오로 임했다. 류현진을 상대로 발빠른 타자들이 살아나가면 번트보다는 뛰는 것으로 승부한 게 주효했다. 양팀이 같아졌다. 모든 선수를 총동원해 이기겠다. 한기주는 초반부터 대기시키겠다"고 말했다. 경기 MVP 이현곤은 "직구만 노리고 있었다. 홈런보다는 맞힌다는 생각으로 스윙했다. 처음에 홈런이 아닌 것 같았는데 분위기 타고 넘어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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