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넌트레이스 때는 공격이 더 잘했는데 오늘은 좀 못쳤어. 상대 투수가 잘 던졌어".
김인식 한화 감독은 지난 9일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후 패인을 묻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분석했다. 선발 류현진이 6회 만루홈런을 맞고 무너졌지만 더 큰 원인은 그 이전에 KIA 그레이싱어-한기주를 공략하지 못한 데 '비극'의 씨앗이 숨어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 이날 한화 타선은 단 4안타에 그쳤다. 1차전도 9회말 3-2 끝내기 역전승을 거두긴 했으나 7안타밖에 쳐내지 못했다. 그나마 1차전은 4번타자 김태균 외에 6번 이범호가 가세했으나 2차전에선 이범호마저 4타수 무안타로 봉쇄되며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1-1로 추격하던 6회초 2사 1,2루에서 이범호는 한기주의 슬라이더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어설픈 스윙으로 1루수 땅볼 아웃됐다.
1번타자 조원우는 몸에 맞는 볼 1개를 제외하고는 7연타석 무안타고 용병 데이비스는 6타수 무안타에 삼진을 3개 당하며 공격의 맥을 끊고 있다. 5번타자 이도형도 아직 안타가 없다.
특히나 한화의 장점인 홈런포가 오히려 KIA에 밀리고 있다(1:3) 데서 고전 이유가 드러난다. 김진우 그레이싱어 한기주 등 KIA의 주력 투수진만을 상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못 쳐서는 이길 도리가 없다.
서정환 KIA 감독은 2차전 승리 직후 망설임 없이 "3차전 선발은 이상화"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3차전이 최종전인 만큼 이상화는 제일 먼저 던지는 투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찌됐든 KIA 불펜진을 깨지 않고는 플레이오프 티켓이 난망한 한화다. 집단 슬럼프에 빠져 있는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하루 휴식 뒤 갖는 3차전에서 타격 리듬을 되찾을지 여부에 한화의 운명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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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스-김태균-이범호-이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