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코치 수난'으로 막오른 스토브리그
OSEN 기자
발행 2006.10.10 10: 48

2006 프로야구 '가을잔치'가 한창인 요즘 초청받지 못한 팀들은 내년 시즌에 대비한 팀정비로 분주하다. 한화와 KIA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리던 지난 9일 SK는 새 사령탑으로 김성근 전 LG 감독을 선임했고 LG와 롯데는 코칭스태프와 고참 선수들을 내보내며 팀을 정비했다. 올 시즌 나란히 7, 8위에 머문 롯데와 LG는 내년 시즌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코칭스태프 중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투수코치들이 집중타를 맞은 것이다. 8위 LG는 박상열, 최계훈 투수코치를 내보냈고 7위 롯데는 윤학길 투수코치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LG와 롯데 구단이 투수코치들을 집중적으로 정비한 것은 '문책성'의 의미가 내포돼 있다. 두 구단은 사실 투수 유망주들이 어느 구단보다도 풍부한 팀들이다. 두 구단은 근년 들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탓에 신인2차지명서 우선 순위를 얻어 유망주 투수들을 다른 구단에 앞서 확보할 수 있었다. LG는 젊은 투수들이 많아 최상덕 강상수 등 나이 든 투수들을 9일 자유계약선수로 방출할 정도였다. 또 롯데는 2001년부터 4년 연속으로 꼴찌를 하면서 끌어모았던 유망주들이 투수들이 많았다. 그러나 1군 주축투수로 성장한 것은 좌완 장원준 정도에 그쳤고 나머지 기대주들은 '미완의 대기'로 여전히 머물러 있다. 김수화 최대성 등 억대 신인들이 그들이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호성적을 내려면 투수진이 무엇보다 탄탄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구단 프런트는 많은 유망주들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키워내지 못하고 하위권에 머문 것은 코칭스태프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것도 한 요소라고 여겨 문책을 가한 것이다. 물론 LG의 경우 신임 감독이 아직 미정이라 새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임 문제를 다루기 위한 사전 정비 차원에서 일부 코치들을 내보낼 수도 있다. 대부분 구단들의 코치들은 "유망주를 1, 2년 가르쳐서 '대물'을 만든다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다. 선수와 운때가 맞으면 모를까 단기간에 유망주를 특급선수로 키워내는 것은 힘들다. 그런데 구단들은 시간은 충분하게 주지도 않은 채 코치들에게만 책임을 묻는다"며 '코치들은 하루살이 인생'이라고 한탄하고 있다. 2006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는 '투수 코치들의 수난'으로 막이 오른 셈이 됐다. 앞으로 어떤 구단에서 어떤 코치들이 일자리를 잃고 또 어떤 코치들이 새로운 자리를 맡게 될지 궁금해지는 스토브리그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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