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 최종전 승부까지 가게 된 올 준플레이오프는 상반된 양팀 벤치 대결도 팬들의 흥미거리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WBC 4강 달성으로 '국민 감독'의 칭호까지 듣고 있는 김인식(59) 한화 감독은 '믿음의 야구'에 철저하게 계산된 '플랜야구'로 11일 3차전 계획표를 짜고 있다. 여기에 맞서 2차전 승리로 기세가 오른 서정환(51) KIA 감독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상황에 맞는 '임기응변 야구'로 3차전에 임할 태세다. 김인식 감독이 치밀하게 경기에 대비하고 있음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 눈에 알 수 있다. 김 감독은 1차전 승리를 거둔 후 '구대성 투입 시기를 어떻게 생각했냐'는 물음에 "구대성은 8회부터 상대 좌타 1번인 이용규 타석에서 무조건 기용할 계획이었다"며 8회 2사 1루에서 이용규 타석 때 구대성을 투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좌완 원포인트 요원을 엔트리에 넣지 않은 김인식 감독은 경기 막판 상대 타선이 좌타자부터 시작되는 시점에 마무리 구대성을 올려 승부를 결정짓는다는 계획을 경기 전부터 짜놓은 것이다. 또 김 감독은 1차전 6회에 선발 2루수 백재호 대신 한상훈을 기용해 2사 1, 2루에서 이현곤의 안타성 타구를 호수비로 막아낸 것도 경기 후반 수비력 강화를 염두에 두고 미리 짜놓은 계획에 따라 기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2차전 후에도 "류현진은 당초 투구수 95개에서 100개 사이에 교체할 시점으로 봤다. 6회 교체했어야 하는데 상대 타선이 중심타선부터 시작되는 바람에 그대로 밀고 나갔다"며 역시 '사전투수 로테이션' 계획에 따라 경기를 운영할 방침이었음을 밝혔다. 이날은 선발 류현진이 교체시점이었으나 상대 타선 때문에 계획대로 진행이 안됐고 패했던 것이다. 이처럼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믿음을 주며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한편으로는 미리 계산된 계획에 따라 선수를 기용하는 치밀함도 보여준 것이다. 김 감독은 총력전이 될 3차전에 대비해서 여러가지의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이에 맞선 서 감독은 '임기응변식' 용병술로 승리를 이끌고 있다. 서 감독도 경기 전부터 짜논 계획에 따라 게임을 운영하지만 '계획표'보다는 상황에 따른 운영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서 감독은 2차전 승리 후 "선발 그레이싱어가 부진할 경우에 대비해 한기주와 신용운을 일찍부터 대기시켰다. 3회든 4회든 상대 타선에 따라 둘을 내세울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 감독의 계획과는 달리 선발 그레이싱어는 아픈 팔을 갖고도 6회 1사 1루까지 버텨줬고 한기주는 후반에 구원등판할 수 있었다. 사실 그레이싱어는 5회부터 힘든 모습이 역력했기에 이때 중간투수들이 투입될 수도 있었지만 서 감독은 그레이싱어를 최대한 길게 끌고 간 뒤 한기주를 투입한 것이다. 또 서 감독은 6회말 공격 2사 2루에서 4번 이재주를 빼고 홍세완을 대타로 내세운 것에 대해서도 "다음 타자가 좌타자인 김원섭이므로 상대가 고의사구로 홍세완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며 임기응변으로 상황에 대처했음을 밝혔다. 최종전인 3차전은 양팀 모두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나만의 야구 스타일'로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김인식 감독과 서정환 감독이 과연 3차전에서는 어떤 야구를 펼쳐 보일지 궁금하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