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보도와 시청자 볼 권리, 뭐가 앞설까
OSEN 기자
발행 2006.10.10 15: 35

[기자수첩] 북한 핵 실험으로 하루 아침에 한반도가 발칵 뒤집혔다. 10월 9일 북한의 갑작스런 핵실험 성공 발표와 함께 지상파 3사에서는 이와 관련한 소식을 앞 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9일 하루동안 KBS 1TV와 SBS에서는 낮 12시부터 10일 새벽 2시경까지 북핵 실험 실시와 관련한 뉴스특보를 내보냈다. MBC 역시 낮 12시부터 뉴스특보를 내보냈지만 타 방송사와는 조금 다르게 밤 10시에는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인기 드라마 ‘주몽’을 편성했다. 그 결과 '주몽'은 44.2%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이를 등에 업고 이후 방송된 MBC 뉴스특보 역시 타 방송사에 비해 2,3배 높은 11.0%를 기록했다. 그러자 네티즌 일각에서는 MBC 측을 비난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시청률과 광고수익을 의식해 나라의 위기를 저버린 처사라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 핵 실험이 우리나라와 주변 국가들을 바짝 긴장하게 할 만큼 심각한 사안임에는 틀림 없지만 방송 3사에서 똑같은 내용의 뉴스를 하루 종일 내보내는 것 역시 과연 옳은 일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문제다. 나라가 위기에 빠졌는데 한가롭게 무슨 정규방송이냐고 나무란다면 할 말 없지만 회사에서 낮 시간 동안 인터넷과 신문을 통해 북 핵 실험 소식을 수도 없이 접하고, 또 집에서 하루 종일 TV를 통해 소식을 접한 시청자들이 하루의 피로를 잊고 쉬고 싶은 밤 시간대까지 뉴스특보를 보며 두려움에 떨어야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반문하고 싶다. 네티즌 반응 역시 상당수는 MBC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한 네티즌은 “대형뉴스인 것은 사실이지만 초등학생들도 외울 정도로 같은 말만 계속하는 것이 뉴스인가”라면서 “월드컵 때도 같은 내용으로 경기 전까지 계속 떠들어대고 경기 후에도 계속 얘기하더라”며 큰 뉴스거리가 있을 때마다 방송 3사에서 정규방송을 무시한 채 같은 내용의 뉴스를 반복하는 것에 대해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지상파 3사에서 똑같은 내용의 뉴스를 내보냈다면 시청자의 채널선택권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닌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나라의 위기에 대해 만약 방송사가 등한시한다면 그것 역시 시청자의 볼 권리와 알 권리를 무시한 처사가 아닐 수 없지만 이에 너무 치우쳐 모든 방송을 한 가지 주제의 뉴스에만 집중하는 것 또한 시청자들의 불만을 살 수 있는 편성이다. 이를 적절히 조절하는 융통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OSEN=김지연 기자 hellow082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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