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 "아시안게임서 왼쪽은 내 땅"
OSEN 기자
발행 2006.10.10 15: 42

지난 8일 가나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염기훈(전북). 해맑은 미소가 매력적인 이 젊은 선수에게 가나전은 잊지 못할 경기이다.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장한 그는 많이 뛰는 모습을 보이며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노력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후반에는 왼쪽 미드필더로 역할이 변경되어 여전히 피치 위를 뛰어다녔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의 격차를 여실히 느낄 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주눅이 든 모습이 아니었다. 10일 파주 국가대표축구팀 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열린 전체 인터뷰에 참석한 염기훈은 "초반 가나가 밀어붙여 나도 모르게 위축되었다" 며 "만약 다음에 다시 경기를 한다면 그러지는 않겠다" 라고 말하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경기가 끝난 후 절친한 팀 동료인 김형범(전북)에게 위로 전화를 받았다는 그는 지나간 경기보다는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면서 아시안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베어벡 감독이 사용할 것으로 보이는 4-3-3 포메이션에 왼쪽 윙포워드 자리를 놓고 박주영(서울)과 무한경쟁을 펼치게 될 것에 대해 그는 "좋은 대결이 될 것" 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론 박주영이 자신보다 좀 더 빨리 이름이 알려졌지만 염기훈은 자신이 베어벡 감독이 구사하는 전술에 더 적합하다면서 비교 우위가 있음을 밝혔다. 그는 "소속팀인 전북에서도 포백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을 사용한다" 며 "대표팀에 오니까 사이드에서 수비 가담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소속팀의 최강희 감독이 강조하는 것과 같다. 소속팀과 비슷한 포지션에 있으니 더 편하다" 고 말했다. 대학 시절(호남대)부터 부딪힌 적이 있는 박주영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주영이가 한창 좋았고 경기를 하면 잘한다는 생각을 했다" 며 "예전에 비해 주영이의 골결정력이 떨어진 것 같다. 자신감을 상실한 듯한데 자신감만 회복한다면 골을 넣을 수 있을 것" 이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동현의 골을 실질적으로 만들어주었던 슈팅 찬스에 대해서는 "상대 수비가 나를 보지 못했던 것 같아 순간적으로 뒤로 돌아섰다" 며 "운좋게 왼발 앞으로 떨어져 슈팅을 했는데 골을 이끌어내게 되어 상당히 기뻤다" 고 밝혔다. 대표팀에 와서 자신의 우상이었던 설기현(레딩 FC)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본다던 염기훈은 "기현이 형은 공이 없는 상태에서 수비를 속이고 공을 받는 움직임이 너무 좋다" 면서 "그것을 배워 내 플레이로 삼고 싶다" 고 말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음을 밝혔다. 지난 7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인해 왼쪽 머리에 수술 자국이 남아있는 염기훈. 하지만 항상 밝은 표정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대표팀에서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한 그에게 왼쪽 사이드를 앞으로 자신의 땅으로 만들겠다는 큰 포부를 느낄 수 있었다. bbadag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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