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세대교체는 시작됐다. 대표팀에서 붙박이란 있을 수 없다". 핌 베어벡 감독이 대표팀의 세대교체가 이미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베어벡 감독은 10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세대교체는 어린 선수들이 고참과 함께 훈련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경험을 전수받고 기회가 될 때마다 경기에 나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하면서 발전하는 것"이라며 "결국 이들이 발전에 발전을 이뤄 선배들을 뛰어넘어 주전을 꿰차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베어벡 감독은 "안정환과 이운재의 경우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과정은 아니지만 이들이 소속팀을 찾거나 소속팀에서 다시 주전을 차지할 경우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다" 면서도 "하지만 이들 역시 현재 대표팀에 있는 선수들보다 훨씬 나은 기량을 보여줘야만 뽑힐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베어벡 감독은 "김남일이나 김상식, 설기현 등 경험많은 고참들이 적극적으로 훈련을 받으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주전을 빼앗기지 않으려 노력하고 어린 선수들이 이를 보고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경쟁을 통한 전력 강화가 이뤄진다"며 "대표팀에는 현재 최고의 선수가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 평소 지론이며 결국 대표팀에서 붙박이는 있을 수 없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베어벡 감독은 "지금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시리아전에 모든 것을 집중, 아시안컵 본선행을 확정지어야만 한다"며 "이미 세대교체에 대한 청사진은 짜여져 있다. 아시안컵 본선진출이 확정된 후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베어벡 3기'는 사실상 대표팀 세대교체의 신호탄이 되는 셈이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는 일부 축구팬들의 우려를 뒤로 하고 가나전에 대거 등용한 것은 4~5년 전 대표팀의 모습과 매우 닮아있다. 당시 월드컵 대표팀을 이끌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약팀보다 프랑스, 체코 등 강팀과의 평가전을 가지며 0-5로 대패, '오대영 감독'이라는 오명까지 들었지만 결국 당시 대표팀 선수들은 강팀과의 경기를 통해 상당한 경험을 축적한 바 있다. 여기에 베어벡 감독은 계속 강한 팀과의 평가전을 치르고 원정경기의 중요성까지 기자회견을 통해 역설했다. 어린 선수들을 더욱 강하게 조련하기 위해 벼랑에서 떨어뜨리는 사자 어미의 역할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