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세계 프로복싱사에서 마이크 타이슨(40)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가. 한때 세계 헤비급을 평정하며 '천하무적'으로 군림했던 그이지만 이제는 '천덕꾸러기'에 다름 아니다. 당연히 복싱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되지 못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상태가 아닌 탓이 크지만 귀를 물어뜯는 등 부적절한 행실로 인해 그를 지지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런 가운데 한 미국 언론이 타이슨의 명예의 전당 헌액을 지지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필라델피아 데일리뉴스'의 칼럼니스트 버나드 페르난데스는 11일(한국시간) "타이슨은 헌액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현재의 그가 아닌 과거에 이루어놓은 업적만 가지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전성기 시절 타이슨의 업적은 그 누구보다 화려했다. 지난 1988년 당시 최강자 마이클 스핑크스를 꺾고 '지존'의 위치에 올라선 그는 수많은 강자들을 차례로 때려눕히고 진정한 '세계 최강'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비록 일본에서 무명의 버스터 더글러스에서 일격을 당한 뒤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그는 복싱팬들의 뇌리에서 절대 잊혀지지 않을 모습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어느 스포츠나 마찬가지이지만 명예의 전당은 선수의 기량은 물론 품성도 고려한다. 그런 점에서 타이슨은 무척 불리하다.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귀를 물어뜯는 잔인한 행동은 그의 적을 양산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루어놓은 업적'만 놓고 보면 타이슨은 헌액 자격을 갖추고도 남는다. 그의 40 인생에서 가장 위대했던 20대를 보낸 뒤 처절한 30대를 지나온 타이슨은 최근 자신의 과거 행동을 후회하는 모습을 내비치고 있다. 엄청난 빚을 갚기 위해 '순회 공연성 링 복귀'를 선언한 그는 과연 복싱계에서 어떤 대접을 받을까.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