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범호', 원조(元祖)보다 낫네
OSEN 기자
발행 2006.10.12 08: 11

'알렉스 범호'가 원조(元祖)보다 낫네. 유승안 전 한화 감독(현 KBO 감독관)은 부임 시절이던 2004년 이범호(25)를 두고 농반진반을 섞어 "알렉스 범호"라고 불렀다. 당시 유격수로서 장타력 등 타격이 일취월장한 점을 칭찬하는 의미로 뉴욕 양키스의 최고 연봉선수 알렉스 로드리게스에 비유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범호는 이후 2005년 김인식 감독이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로드리게스처럼' 유격수에서 3루수로 전향했다. 3루수로 옮긴 뒤 이범호는 "3루는 홈플레이트와의 거리도 유격수에 비해 짧고 언제 강한 타구가 날아올지 몰라 항상 긴장해야 한다. 늘 긴장해서인지 타석에 서도 몸이 굳는 느낌"라고 긴장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이어 올 초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로 자신감을 확보한 이범호는 이번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차전 연타석 홈런 포함 3방의 홈런을 터뜨려 한화의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결정적 공을 세웠다. 또 이범호는 3차전 수비에서도 3회와 6회 각각 장성호와 이현곤의 어려운 땅볼 수비까지도 능숙하게 해냈다. 특히 3회 장성호 타구는 0-0이던 2사 1,3루에 나온 호수비였다. 이범호는 승리 직후 3차전 MVP로도 선정됐다. 디트로이트와의 메이저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14타수 1안타(타율 .071)로 죽을 쒀 트레이드설까지 휘말렸던 '원조' 알렉스와 대조되는 단기전 대활약이었다. 이범호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피곤한 데다 5번 타순으로 승격돼 부담있었지만 WBC 갔다 오면서 긴장감이 많이 사라졌다. 큰 경기일수록 야구가 잘 된다"라고 밝혀 정신적 자신감까지 내비쳤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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