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수목드라마 ‘무적의 낙하산 요원’(김기호 박상희 극본, 이용석 연출)이 치명적인 여난(女難)을 맞고 있다.
10월 11일 밤 방송된 ‘무적의 낙하산 요원’ 9회분은 TNS미디어코리아 집계 결과 10.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9월 6일 첫 전파를 탄 이후 최저 시청률이다. 한때 시청률 20% 돌파를 목전에 두었던 드라마치고는 너무나 맥 빠지는 결과다.
더구나 11일 밤에는 갓 걸음마를 시작한 드라마, KBS 2TV ‘황진이’와 맞붙어서도 꼭 절반밖에 안 되는 시청률을 얻었다. ‘황진이’는 첫 회에 20.1%를 기록해 돌풍을 예고 했다.
결국 에릭을 앞세운 ‘무적의 낙하산 요원’은 고현정 하지원의 교태 넘치는 매력에 종이 호랑이로 전락하고 만 셈이다. 고현정 하지원의 원투펀치에 선점 효과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렸다.
더욱 암울한 것은 그나마 11일 밤의 상황이 ‘무적의 낙하산 요원’에는 최상의 조건이었다는 점이다. 이 날은 강력한 경쟁 드라마인 ‘여우야 뭐하니’가 아시안컵 축구예선 한국-시리아전 중계 여파로 방영되지 않았다.
‘황진이’의 위세로 볼 때 편성이 정상을 되찾을 경우 수목극 경쟁은 ‘여우야 뭐하니’와 ‘황진이’의 2파전 양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여우야 뭐하니’도 화제 속에 이미 20%를 돌파해 탄탄한 시청자 층을 확보하고 있다. ‘무적의 낙하산 요원’이 설 자리가 매우 좁아진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무적의 낙하산 요원’이 후발 주자들에게 판판이 무너지는 이유는 역시 ‘새로울 것이 없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작년 3월 높은 관심 속에 MBC TV에서 방송된 ‘신입사원’의 후속 편이 ‘무적의 낙하산 요원’이다. 이 드라마의 제작사는 방영 전부터 ‘무적의 낙하산 요원’이 ‘신입사원2’라는 사실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다녔다.
속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편을 능가하는 흡입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현재 방송되고 있는 ‘무적의 낙하산 요원’이 전편을 능가하는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하지 않고 있다.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었기 때문에 ‘여우야 뭐하니’가 등장하자 마자 수목드라마 강자의 자리를 속절없이 내줬고, ‘황진이’가 가세하자 힘 한번 못써보고 물러서고 말았다.
‘무적의 낙하산 요원’의 초반부에 어느 점쟁이가 에릭을 붙들고 “여자를 조심하라”고 일렀던가. 에릭에게 닥친 여난은 예상보다 상처가 깊이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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