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의 선택이 옳았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로 김 감독은 정민철이 아닌 200승의 베테랑 좌완 송진우(40)를 택했다. 그리고 송진우는 '지면 끝'이 되는 이 외나무 승부에서 4⅓이닝 2실점을 기록, 한화의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결정적 기여를 해냈다. 송진우는 5회 원 아웃 1루에서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준 뒤 최영필로 교체됐다. 그 시점까지 한화는 4-1 리드를 잡고 있었고 송진우의 투구수는 61구였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만 아니었다면 김인식 감독의 스타일상 그대로 갈 수도 있었다. (실제 김 감독은 이날 마무리 구대성을 7회 노아웃부터 투입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구대성의 7회 투입은 무리가 아니었는가'라는 질문에 "절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부정했다) 비록 두 타자 남겨 두고 강판돼 포스트시즌 최고령 승리를 얻지 못한 송진우이지만 경기 후 "내려갈 때까지 이닝이나 승리에 상관없이 열심히 던지자는 생각뿐이었다"라고 의연하게 답했다. 송진우의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38km였다. 그러나 5회에도 136km의 구속을 보일 정도로 1회부터 5회까지 페이스가 일정했다. 2회까지 최고 143km 직구를 뿌리다 3회 들어 130km대 후반으로 구속이 뚝 떨어진 KIA 선발 이상화와 대조적이었다. 공 1개 1개에 혼신을 다해 던지는 포스트시즌에서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은 데서 200승 투수다운 관록이 보여진다. 비록 스스로가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송진우가 중책을 무난히 소화한 덕에 한화는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었다. 아울러 송진우는 준플레이오프 통산 최다이닝 투구 타이기록도 덤으로 얻었다. 이에 대해 송진우는 "기록이 어디 한두 개인가" 라며 기분좋은 듯 웃었다. 현대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선발 한 축을 맡을 게 유력한 송진우이기에 포스트시즌 최고령 선발승이라는 또 하나의 기록 추가도 꿈이 아니다. 가히 한국판 제이미 모이어(필라델피아)라 불러도 손색없을 송진우이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