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10년 세월을 거치면서 명실상부한 아시아를 대표 영화제로 자리매김했다. 10월 12일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다시 첫 걸음을 내딛은 1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연륜에 걸맞지 않은 미숙한 진행으로 눈살을 찌뿌리게 하고 있어 개선의 소지가 분명하다.
먼저 12일 오전 부산 해운대 스펀지(sfunz)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는 단 시간에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는 바람에 시끌벅절 소동이 일었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늘 그 모양이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취재진이 변경됐을 경우 발급하는 데일리 프레스 신청도 번잡하다는 이유로 신청이 보류됐고 전국 각지에서 먼 길을 온 상당수는 아쉽게 발 걸음을 돌렸다.
또 이날 오후 부산 메가박스 해운대에서 진행된 개막작 '가을로'의 첫 시사회도 국제영화제에 걸맞지 않게 진행 상의 실수를 연발했다.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주파수가 겹쳐 심한 노이즈가 발생했다. 사전 공지 등을 통해 노이즈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않은 탓이다. 여주인공 엄지원이 한 해외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할 때에는 원인불명의 음악소리가 들려 회견이 한동안 끊기는 사고까지 빚었다.
아직까지 동시 통역을 도입하지 않는 것도 아시아 최고라는 영화제의 위상과 거리가 멀다. 보통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행사에는 해외 취재진들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동시통역이 실시된다. 그러나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직까지 통역사가 대동하는 방법을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더 많은 질문과 대답이 오고가지 못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분명 그 위상이 달라졌다. 그리고 새로운 10년을 시작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영화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좀 더 원활한 진행이 이뤄지길 바란다.
OSEN=부산 박준범 기자/pharo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