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이 2회 중반부터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드라마들이 아역으로 2회분 정도는 끌고 가는 것에 비하면 비교적 빠른 등장이다. ‘황진이’는 괜히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든가 스토리를 질질 끌 모양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30부작에서 24작으로 당초의 기획안을 수정하기도 했다. 10월 12일 방송된 ‘황진이’에서 하지원이 출연한 덕분에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첫회 ‘황진이’는 아역의 야무지고 당차게 연기하는 모습이 크게 어필했고 2회에선 곧바로 하지원을 투입해 극의 탄력을 유지시키고 극 전개를 해치는 불필요한 잡음을 방지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이 불필요한 잡음은 대개 아역과 성인 연기자의 부조화에서 발생한다.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비롯된 부조화는 당연히 극의 흐름을 어지럽히고 예민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기 일쑤다. 연기력이든 매력이든 어느 한 쪽만 균형을 잃어도 극은 탄력을 잃게 된다. 굳이 비교하자면 아역 쪽이 모자란 것이 성인 연기자의 경우보다 분량이나 중요성을 따졌을 때 작품에 이롭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들은 아역의 실감나는 연기를 성인 연기자들이 받쳐주지 못하는 경우도 듯하다. 이 때문에 성인 연기자들의 연기 논란이 종종 불거지기도 한다. 그러나 ‘황진이’는 이와 같은 불필요한 잡음에서 자유로웠다. 일단 하지원이라는 센스 있는 배우가 후발주자로 대기해 있었고 호평일색인 아역의 연기에 과하게 빠져들지 않도록 성인을 등장시키는 타이밍이 그리 만들었다. 여기에 화려하고 고운 빛깔의 한복과 장신구, 그것들을 착용하고 부리는 기녀들의 재주, 그리고 4계절의 풍치를 탁월하게 잡아내는 연출 능력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화면에서 뗄 수 없도록 만들었다. ‘황진이’가 벌써부터 명품드라마로 일컬어지는 이유다. 무엇보다 하지원의 등장은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시청자들은 “역시 하지원!”이라며 아직은 여인의 향기가 묻어낸다고 할 수 없는 16세의 황진이 역할을 부족함 없이 잘 표현했다고 호평을 내리고 있다. 하지원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된 ‘황진이’는 이날 전국시청률 20.9%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날보다 0.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면, MBC ‘여우야 뭐하니’는 2회분이 연속 방영된 가운데 8회분이 17.6%를, SBS ‘무적의 낙하산요원’은 10.8%를 기록했다. orialdo@osen.co.kr
하지원 빠른 등장, ‘황진이 천하’ 열었다
OSEN
기자
발행 2006.10.13 07: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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