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0·요미우리)과 타이론 우즈(37·주니치), 누가 더 받아야 하나?. 올 시즌 내내 뜨거운 홈런왕 경쟁을 벌였던 두 거포의 대결이 스토브리그로 가서도 이어진다. 두 타자 모두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프리에이전트) 신분을 얻기에 자존심과 실리가 다 걸려 있는 연봉 협상을 재개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상태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객관적 정황상 우즈가 이승엽보다 많이 받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첫째로 우즈의 지난해 연봉은 5억 엔으로 계약금, 연봉 합쳐 2억 1000만 엔(인센티브 별도)으로 알려진 이승엽보다 두 배 이상 많이 받았다. 우즈는 지난 2005년 요코하마에서 주니치로 옮기면서 2년간 10억 엔에 계약했다. 또 이승엽보다 1년 먼저 2003년 두산에서 요코하마로 이적한 우즈는 12일까지 일본 통산 170홈런을 터뜨렸다. 이 중 3시즌이 40홈런 이상이었고 가장 적었던 2005년도 38홈런이었다. 올 해에는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47홈런-143타점(이승엽은 41홈런-108타점)으로 양 부문 1위를 확정지었다. 장타가 나오기 어려운 나고야돔의 조건을 고려할 때 그의 파워를 가늠할 수 있다. 우즈의 막판 대분전으로 홈런왕도 빼앗겼고 거의 모든 데이터에서 우즈에 추월당했지만 이승엽의 기록 역시 센트럴리그 최상급임에 틀림없다. 특히 시즌 100득점-100타점을 동시 달성했고 OPS(출루율+장타율의 합)에서 리그 전체 3위에 올랐다. 우즈를 능가하진 못했더라도 '우즈급'임은 틀림없다. 물론 메이저리그행 여부, 요미우리 잔류시 다년 계약이냐 1년 계약이냐 여부 등이 걸려있지만 진출 3년 만에 '일본야구를 평정했다'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특히 이승엽은 우즈보다 7살이나 어리다. 더욱 결정적인 부분은 '한국의 TV 중계권'이라는 우즈에게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스토브리그에는 이승엽, 우즈 외에도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니혼햄)까지 특급 1루수 3인방이 FA 시장에 나온다. 따라서 요미우리는 이승엽이 빅리그를 택하면 오가사와라나 우즈 쪽으로 눈길을 돌릴 수 있다. '빨리 결정을 내려달라'는 요구의 이면에는 이런 계산도 깔려있을 것이다. 이승엽의 선택에 따라 일본 FA 시장이 요동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