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대성 불패'를 뚫을 수 있을까
OSEN 기자
발행 2006.10.13 10: 23

“니가 몸만 풀어도 우리는 끝이었다”(현대 코치들). “에이 그래도 내가 제일 힘들었던 팀이 현대인데요”(구대성). 지난 2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에 대비하기 위해 현대 유니콘스의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에 합류한 구대성(37)과 현대 코치들은 옛날 일들을 떠올리며 환담을 나눴다. 서로 ‘너 때문에 힘들었다’는 고백을 하면서 웃고 떠들었다. 그런 와중에 한양대 선후배간인 김시진 투수코치는 후배 구대성에게 한 가지 무기(?)까지 선물했다. 김 코치는 당시 뉴욕 메츠와의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하고 친정팀 한화로의 복귀 협상에 한창이던 구대성에게 현대 투수진들이 집중 연습하고 있던 ‘스트레이트 체인지업’이라는 새 구종을 가르쳐줬다. 손재주가 좋은 구대성은 몇 번 던져보더니 ‘감이 좋다’며 곧바로 무기화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옆에 있던 코치들이 “대성아 한국 가면 우리한테는 살살해라”며 보은(?)을 요구했고 구대성은 “옛날에도 나를 패전투수로 만들고 힘들게 한 팀이 현대인데요”라며 웃어넘겼다. 전지훈련지서 헤어진 후 구대성은 WBC 기간 중 친정팀 한화와 55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 6년 만에 국내무대로 복귀했다. 그리고 올 시즌 현대를 만나서는 새로 익힌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현대전서 재미를 봤다. 올 시즌 9번 현대전에 구원 등판해 1승 1패 5세이브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올 시즌 3승 4패 37세이브를 기록한 구대성으로선 1승과 1패를 현대전서 기록했다. 구대성에게 전훈지서 신무기를 가르쳐주고 올 시즌 호성적의 발판을 마련해준 현대 코치들은 플레이오프에서 구대성을 만나게 됐다. 현대 코치들은 “전훈 때 구대성에게 체인지업을 가르쳐준 것은 구대성의 구위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었다.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후배에게 그 정도는 해줄 수 있는 일”이라면서 “구대성의 구위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에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우리가 공략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대 코치들은 구대성이 풍부한 경험과 큰 경기에 강한 베테랑이라는 점이 걸리기는 하지만 구위는 확실히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이미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1승 1세이브를 거두며 ‘관록투’를 자랑하고 있는 구대성을 현대가 공략해낼 수 있을지 관심사다. 묘한 인연으로 다시 만난 현대와 구대성이 플레이오프에서 어떤 결과를 빚어낼지 궁금하다. sun@osen.co.kr 지난 2월 현대의 플로리다 캠프서 합동훈련하던 구대성이 김시진 투수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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