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영화는 마르지않는 우물”부산서 강연
OSEN 기자
발행 2006.10.13 16: 25

최근 김승우 고현정 송선미 주연의 영화 ‘해변의 여인’을 연출했던 홍상수 감독이 자신이 영화를 하게 된 배경을 털어놨다. 아울러 영화감독을 꿈꾸는 영화학도들에게 진심어린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홍상수 감독은 10월 13일 오후 부산 시네마떼끄에서 부산대학교 예술문화 영상학과에서 마련한 ‘홍상수의 언어, 홍상수의 미학’이라는 제목의 특강을 벌였다. 홍 감독은 이날 특강에서 “처음부터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재수를 할 때 우연히 만난 분의 추천을 받아들여 중앙대학교 연극영화 연출을 전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연극과의 분위기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영화과에 대한 부러움이 있어 영화 연출을 하기로 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영화를 하기로 했을 때의 느낌은 ‘죽을 때까지 뭔가 계속 우러나올 수 있는 우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홍 감독은 해외 유학에서 영화 뿐 아니라 다른 매체를 경험한 것이 감독으로서 큰 도움이 됐음을 털어놨다. 특히 홍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당시에 영화에 대한 이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영화에 대한 주입을 받은 게 아니라 ‘내가 주어진 카메라와 녹음기를 가지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조바심은 없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영화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너무 빨리, 그리고 구체적으로 이상적인 답을 찾는 것을 늦춰라.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 너무 일찍 (영화에 대한) 이상을 받아들이면 샘이 마른다”며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또 “지금 가지는 지적 의심을 멈추지 말고 계속 해서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특강에는 부산대학교 예술문화 영상학과 학생들을 비롯해 박사과정의 관객, 일반인 1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홍상수 감독은 지난 1996년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데뷔해 2006년 ‘해변의 여인’까지 총 7편의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영화를 만들기로 명성이 자자하다. pharos@osen.co.kr 10월 13일 부산 시네마떼끄에서 영화학도들에게 특강을 한 홍상수 감독이 참석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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