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전이 예상되던 2위 현대와 3위 한화의 플레이오프 1차전(13일.수원)은 너무 맥없이 초반에 승부가 결정났다. 양팀 모두 1회 첫 공격서 득점 찬스를 맞았지만 결과는 엇갈리면서 현대의 완승(11-4)으로 끝이 났다. 이날 경기는 1회 찬스를 살린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의 명암이 극명하게 대조됐다. 먼저 찬스를 잡은 쪽은 한화였다. 한화는 1회초 공격서 톱타자 조원우가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한 데 이어 1사 후 데이비스가 볼넷으로 나가 1사 1, 2루의 득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현대 선발 캘러웨이의 노련한 투구에 막혀 중심타자들인 김태균과 이범호가 각각 삼진,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는 바람에 점수를 뽑지 못했다. 1회초 위기를 잘 넘긴 현대는 1회말 톱타자 송지만이 좌전안타로 출루하면서 물꼬를 텄다. 다음 타자 전준호는 초구 번트 실패 후 2구째 히트 앤 드런 작전에 맞춰 타격, 좌중간 안타로 무사 1, 3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위기에 몰린 한화 선발 문동환은 1, 3루 견제 동작을 계속하며 숨을 돌리려 애를 쓴 끝에 3번 이택근을 삼진으로 잡았다. 하지만 4번 서튼을 볼넷으로 내보낸 데 이어 5번 정성훈에게 마저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 선취점을 내줬다. 1회에만 8명의 타자가 나서 안타 4개, 볼넷 2개를 묶어 대거 5점을 올리며 승기를 잡았다. 기세가 오른 현대는 6번 이숭용의 적시타와 7번 김동수의 3루 땅볼로 한 점을 보탠 데 이어 2사 2, 3루에서 8번 채종국의 2타점 적시타로 5점째를 뽑았다. 한화로선 선발 문동환이 몸이 늦게 풀리는 스타일인 것이 패인이 되고 말았다. 문동환은 지난 8일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때도 1회 랑데부 홈런(장성호 이재주)을 허용하는 등 초반에 고전했다. 시즌 때도 경기 초반에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문동환이 흔들리는 틈을 파고 들어간 현대의 경험많은 베테랑 타자들의 플레이도 돋보였다. 2번 전준호의 뛰어난 작전 수행능력과 찬스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여기에 1루수 이숭용은 2회 1사 2루에서 신경현의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내는 등 안정된 수비력으로 마운드의 캘러웨이를 도왔다. 한화는 5회 캘러웨이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외국인 타자 클리어의 적시타 등으로 3점을 뽑으며 3-5로 추격했으나 5회말 곧바로 현대 이택근에게 우월 투런 홈런을 허용해 무릎을 꿇어야 했다. 현대로선 도망가야 할 시점에서 터진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현대는 7회초 유격수 실책으로 1점을 내준 뒤 7회말에도 2사후 볼넷 한 개와 연속 4안타로 4점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현대는 수비 때 위기를 벗어난 뒤 곧바로 공격에서 불을 뿜어 한화의 추격 의지를 무력화시켰다. sun@osen.co.kr 1회 2타점 좌전 적시타로 5-0을 만든 채종국이 이명수 1루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수원=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