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러웨이, '한국판 왕젠밍'으로 손색없네
OSEN 기자
발행 2006.10.14 08: 15

캘러웨이(31)는 캘러웨이다웠다. 5이닝 6피안타 4볼넷 3실점. 현대 에이스 미키 캘러웨이의 지난 13일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등판 기록이다. 퀄리티스타트도 못 되고 투구수는 111구에 달했다. 얼핏 제1선발답지 못한 투구처럼 보이지만 경기 후 인터뷰 때 캘러웨이의 표정은 밝았다. 팀이 이겼고 자신이 포스트시즌 첫 승을 거둔 결과뿐 아니라 내용에도 만족스러운 눈치였다. "한화 타자들이 잘 쳤다. 5회 3실점했지만 실투는 없었다"고 밝힌 부분도 이를 시사한다. 캘러웨이는 이날 111구 중 69구를 직구로 구사했다. 그런데 이 직구 중 상당수가 바로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시속 140km대 초중반을 찍었지만 한화 타자들은 공끝이 변하는 투심에 말려 들었다. 한화는 5회까지 6안타를 쳐냈지만 이 중 5회 김인철의 2루타와 클리어의 중전적시타를 제외한 나머지 타구는 전부 땅볼이었다. 특히 캘러웨이는 주자를 출루시키면 투심 패스트볼의 비율을 절대적으로 높였다. 5회 1사 만루에서 이범호를 삼진잡을 때는 공 5개를 전부 투심으로 뿌렸다. 아울러 땅볼 유도 비율을 높게 유지하면서도 삼진을 7개나 잡은 데서 캘러웨이의 구위가 한화 타선을 압도했음을 알 수 있다. 김재박 현대 감독이 5회 집중 4피안타 1볼넷으로 3실점했음에도 캘러웨이를 마운드에 남겨둔 것도 이런 부분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김인식 한화 감독 역시 "정규시즌 때처럼 오늘도 못 쳤다"라고 시인했다. 빅리그에서도 통산 40경기(4승 11패 평균자책점 6.27)에 등판한 캘러웨이는 이날 15개의 아웃카운트 중 7개를 내야 땅볼로 유도했다. 땅볼로 내야를 빠져나간 타구도 4개 있었다. 가히 한국판 왕젠밍(뉴욕 양키스)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아울러 왜 별 이견없이 현대가 1선발의 중책을 그에게 맡기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플레이오프 1차전이었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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