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초절정 완급투', 디트로이트 '1승만 더'
OSEN 기자
발행 2006.10.14 08: 28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이제 1승이다. 올 시즌 '신데렐라' 팀으로 우뚝 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파죽의 3연승을 거두며 22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디트로이트는 14일(한국시간) 코메리카파크 홈구장에서 벌어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결정전(ALCS) 3차전에서 선발 케니 로저스(42)의 호투 속에 3-0으로 완승했다. 남은 4경기 중 디트로이트가 1승만 거두면 되는 반면 맥없이 3연패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전승을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노장 케니 로저스의 투구는 여전했다. 뉴욕 양키스와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기막힌 투구로 팀승리를 이끈 로저스는 이날도 특유의 완급조절 능력을 앞세워 7⅓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탈삼진 6개에 볼넷 2개. 로저스는 이번 포스트시즌서 15이닝 무실점 행진 중이다. 선발투수의 호투 속에 초반 필요한 점수를 뽑아 지키는 '디트로이트식 야구'가 또 다시 빛을 발했다. 홈관중의 열띤 환호 속에 경기장에 나선 디트로이트는 1회부터 상대 선발 리치 하든을 몰아붙이는 데 성공했다. 선두 커티스 그랜더슨이 볼넷, 크레익 먼로가 우전안타로 멍석을 깔자 플라시도 폴랑코는 중전 적시타로 화답했고 후속 마글리오 오도네스의 유격수 땅볼 때 먼로도 득점하면서 2-0. 2회에는 하든의 제구력 난조에 편승, 볼넷 3개로 2사 만루를 만들었으나 먼로가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샀다. 4호까지 꾸준히 주자를 내보내며 득점을 노리던 디트로이트는 5회 기어이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2회 만루 찬스를 무산시킨 먼로가 이번에는 '속죄포'를 쏘아올렸다. 선두 타자로 등장한 먼로는 스트라이크 한 개를 고른 뒤 2구째를 통타, 좌월 대형 솔로포를 터뜨리며 만원관중의 기립박수를 한 몸에 받았다. '승리 충분 조건'을 충조간 디트로이트는 8회 1사 뒤 페르난도 로드니, 9회 마무리 토드 존스를 잇따라 투입, 오클랜드의 막판 추격 의지를 꺾으면서 영봉승의 짜릿함을 한껏 누릴 수 있었다. 패한 오클랜드는 선취점을 내준 뒤 이를 만회하지 못한 채 끌려가다 결국 무릎을 꿇는 패턴을 또 다시 반복했다. 1회 2사1,2루, 2사 1루에서 점수를 올리지 못한 탓에 방망이가 얼어붙었고 로저스의 노련한 투구에 말려들면서 반드시 잡았어야 할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믿었던 하든은 초반 난조에도 불구하고 5⅔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선방했지만 타선이 침묵한 탓에 속절없이 패전의 멍에를 써야 했다. 디트로이트의 돌풍이 계속되고 있는 ALCS는 15일 4차전을 치른다. 장소는 역시 코메리카파크. 디트로이트가 과연 파죽의 4연승으로 시리즈를 조기에 끝낼지 지켜볼 일이다. workhorse@osen.co.kr 케니 로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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