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이 1차전 대패를 '방관한' 이유
OSEN 기자
발행 2006.10.14 08: 34

그동안의 전례만 놓고 볼 때 한화의 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는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1차전을 내준 팀은 전세를 되돌리기 위해 불펜진의 안배를 고려치 않고 무리한 마운드 운용을 펼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시리즈가 뒤로 갈수록 과부하가 걸려 더 불리해진다'는 논리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한화로선 1차전 대패가 오히려 약일 수 있다. 선발 문동환이 1회부터 5실점하고 3이닝 만에 무너져버렸고 5회 지연규가 투런홈런을 맞으면서 3-7로 벌어져 사실상 승부가 끝났기 때문이었다. 이 타이밍에서 김 감독은 '미련을 버리고' 서민욱을 등판시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김 감독의 빠른 포기로 인해 '경기는 더 재미없어져' 버렸으나 한화는 2차전을 위한 힘을 축적할 수 있게 됐다. 마무리 구대성은 물론 최영필-권준헌 등이 휴식을 취했고 지연규 역시 7구만 던졌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우리 팀 불펜투수들은 나이가 많아서 연투가 힘들다"고 밝혔는데 이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닐 수 없다. 경기 후에는 "이기는 경우 나가는 불펜 투수들을 소모할 수 없었다. 점수를 더 줄 수 밖에 없었다"라고도 언급, 11실점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따라서 2차전 깜짝 선발인 정민철이 대등하게 경기를 끌어가 준다면 필승계투조가 2차전에는 풀가동될 게 확실시된다. 1승 1패를 올리고 대전 홈으로 간 뒤 3차전에 류현진을 올릴 수 있게만 된다면 한화에게 있어 '1차전을 진 팀이 거의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다'는 얘기는 아무것도 아니게 될 것이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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