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못난이’, 예상치 못한 결말에 ‘어리둥절’
OSEN 기자
발행 2006.10.14 09: 15

SBS TV 인기 금요드라마 ‘내 사랑 못난이’(정지우 극본, 신윤섭 연출)가 화제 속에 막을 내렸다. 10월 13일 방송된 마지막회는 AGB닐슨미디어리서치가 29.8%, TNS미디어코리아가 30.0%로 시청률을 집계했다. 두 조사기관의 집계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TNS의 30%는 ‘내 사랑 못난이’의 최고 시청률임과 동시에 SBS TV의 금요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이다. 김지영 박상민 김유석 왕빛나 등 주연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바탕이 된 데다 한국 드라마판 ‘프리티 우먼’이 탄생하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의 기대가 어우러져 만들어진 결과다. 그러나 마지막 방송에서 보여준 결말은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주인공 차연(김지영 분)이 동주(박상민 분)의 진심 어린 구애를 마다하고 호태(김유석 분)와 맺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시청자들이 이런 결말을 두고 당황스러워 하는 것은 그 동안 드라마에서 보여준 구도가 차연과 동주의 갈등과 화해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차연을 중심으로 호태와 동주가 삼각관계를 이루거나 하는 구도는 적어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같은 고아원에서 자란 호태는 차연의 친남매처럼 여겨져 둘이 맺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거의 배제하고 있었다. 시청자들은 돈 많고 성격 까다롭지만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 동주와 가난하지만 항상 밝고 꿋꿋하게 살고 있는 차연이 짝을 이루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다. 실제 동주와 차연이 웨딩드레스 룸에서 예복을 입어보는 장면이 공개돼 둘의 행복한 결혼으로 결말이 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떠돌기도 했다. 그런데 동주와 차연이 맺어질 수 없는 운명적인 이유가 있었다. 바로 동주의 절친한 친구이자 두리(차연의 아들)의 아버지인 형규 때문이다. 동주와 형규는 둘도 없는 친구였고 동주가 승혜(왕빛나 분)를 매몰차게 대했던 것도 승혜의 배신이 형규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동주가 형규의 옛 여자와 맺어진다는 것은 승혜의 배신(동주의 오해이기는 했지만)과 마찬가지 행위이다. 동주와 형규의 관계를 몰랐던 차연이 두리의 수술과정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고 이때부터 둘은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되고 말았다. 이 같은 흐름을 인정하면서도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많다. 드라마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동주와 차연이 연결되는 줄 알았는데 너무 의외다’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호태와 차연의 형제애를 뛰어넘는 우정에 감탄하고 둘이 사랑의 결실을 맺어 다행이다’는 의견들도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기술적인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드라마 막바지에 보여준 사이판 장면이 포인트다. ‘내사랑 못난이’ 제작팀은 드라마 제작 초기 사이판에서 로케이션을 했는데 그 때 이미 결말 부분을 찍어 왔다. 결국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차연과 호태가 연결되는 것으로 예정돼 있었던 셈이다. 그랬다면 드라마의 전개과정도 그 흐름을 따랐어야 했다는 볼멘소리다. 동주와 차연의 갈등구조를 전면에 부각시키다가 결말에 즈음해서 반전에 가까운 선택을 한다는 것은 너무 허무하다는 의견이다.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기대에 따라 결말이 좌지우지 될 필요는 없다. 그런데 많은 시청자들이 드라마의 서사구조에서 납득할만한 개연성을 찾지 못한다면 이는 어딘가 결함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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