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 13일 현대와 한화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중계하던 방송사가 ‘정규방송’을 이유로 경기가 끝나기도 전인 8회말에 중계를 마치면서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이날 중계를 맡은 KBS-2TV는 중계 시간을 최대한 오래 끌고 갔지만 경기가 워낙 길어지면서 끝나는 장면을 팬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다. 1차전 경기 소요시간은 3시간 48분으로 4시간 가까이 소요돼 평소보다 30분 이상 길었다. 승부가 초반에 갈라지면서 늘어져 올 포스트시즌 들어 가장 길었다. 이같은 일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특히 공중파 방송들은 그동안에도 ‘정규방송 관계로’라는 이유로 경기가 끝나기 전에 중계를 끊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래도 공중파 산하 스포츠케이블 방송이 생긴 후에는 공중파 중계를 케이블로 넘겨 계속 중계하기도 했지만 이날은 케이블 방송에서도 연계 중계를 하지 않아 더욱 원성을 샀다. 방송 중계는 경기장을 찾지 못하는 야구팬들에게 야구의 묘미를 선사하며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한 방편이다. 특히 프로야구의 한 해 농사를 마무리짓는 ‘가을잔치’는 정규시즌보다 더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런데 한창 야구보는 즐거움에 빠졌다가 도중에 끊어져버리면 팬들로선 화가 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계속되는 중계방송 중단 사태를 막을 방법은 없나. 한국 프로야구를 관장하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방송사들의 계약 위반성 횡포와 팬들의 원성을 고려해 향후 중계권 계약 때 대비책을 철저히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KBO가 공중파 3사에 끌려가며 중계권 계약을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케이블 방송이 수십 개에 이르고 있고 지방 방송사들도 자체 중계방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상황이므로 다양한 중계권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케이블 방송사들은 켄텐츠 부족인 상황에서 가장 뛰어난 호재인 프로야구에 뜨거운 눈길을 주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KBO는 팬들을 위한 ‘안전한 중계방송 확보’와 함께 '수익성 제고'를 위해 중계권 계약을 이전과는 달리해야 한다. 현재처럼 공중파 3사에 국한시켜 중계권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지양하는 것은 물론 계약서에 중계방송 도중 중단시 혹은 의무 중계일수 위반시 등에 따른 제재조항을 넣고 위반시에는 강력하게 실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런 상황을 잘 인식하고 있는 KBO도 앞으로는 중계권 계약시 안전한 중계방송 확보와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둘 방침임을 천명하고 있다. 지난 8월 현역 최고령 투수인 ‘회장님’ 송진우(40.한화)가 광주구장서 프로야구 투수 기록의 금자탑인 ‘개인통산 200승 달성’ 경기를 중계하기로 했던 SBS 스포츠 TV가 일본야구 이승엽 경기 중계 때문에 생중계를 하지 않았을 때 KBO는 방송사에 강력히 항의했다. 당시 KBO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는 방송사와의 계약을 더 철저히 따지겠다. 지금까지는 계약 위반성 행위를 해도 지나치는 경우가 있었지만 계약서에 준수 사항을 더욱 철저히 명시하고 이행 여부를 따져 계약 유효 여부를 가리겠다”며 방송사의 횡포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또 그는 공중파 3사와의 독점 중계권 계약이 끝나는 3년 후에는 KBO가 각 방송사와 개별 계약을 체결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un@osen.co.kr 지난 13일 현대와 한화의 플레이오프 1차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