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한화 감독은 네 명의 감독과 싸운다?. 지난 13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둔 현대 덕아웃 앞. "아이구, 감독님 오셨어요". 이런 인사를 받은 인물은 김재박 감독이 아니라 김용달(50) 타격코치. LG 감독 후보에 올랐다는 얼마 전 언론 보도 때문이다. "그것 때문에 피곤해 죽겠어"라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는 김 코치. 이미 3년 전에도 LG 감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김시진(48) 투수코치도 마찬가지다. 주위 사람들이 "감독님 안녕하세요"라고 드러내놓고 말을 걸어온다. 김 코치도 올 시즌을 마치고 김재박 감독의 거취에 따라 감독으로 승격할 가능성도 생겨나고 있다.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한 마디라도 듣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운다. 실제로 이들은 정진호(50) 수석코치와 함께 감독급 코치라는 말을 듣고 있다. 타 팀의 감독들과 맞먹는 경력과 실력을 지니고 있고 모두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 한때 후배들이 40대 감독 천하를 이루며 대권을 잡고 있을 때 조용히 현대 유니폼을 입고 자신의 일에만 몰두해왔다. 그러다 올해 계약 만료되는 김재박 감독의 이적설이 나오면서 이들도 사령탑으로 핵분열을 하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진호 수석코치는 김재박 감독의 분신이나 다름없다. 96년 창단 멤버로 김 감독을 보좌한 지가 11년째다. 연봉도 1억 1700만 원에 이른다. 김시진 코치는 98년 투수코치로 부임해 9년동안 투수들을 조련해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연봉은 1억 1500만 원. 김용달 코치 역시 99년 말 현대에 합류, 현대의 막강 타선을 구축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연봉은 1억 1200만 원. 그래서인지 "김인식 감독이 4명의 감독과 싸우고 있다"는 우스개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현대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김재박 감독의 거취와 함께 이들 3명의 감독급 코치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려있다. sunny@osen.co.kr 김재박 감독-김용달 코치-김시진 코치-정진호 코치=현대 유니콘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