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거면 왜 욕 먹으면서까지 연고지 이전했나'. 관중이 오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 연고지를 이전했다고 주장한 제주 유나이티드 FC가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관중 동원에 그치고 있다. 삼성 하우젠 K리그 2006 정규리그 11경기와 삼성 하우젠컵 2006 대회 7경기 등 모두 18경기가 제주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서 치러진 가운데 모두 9만 8557명, 평균 5475명의 관중이 들었다. 지난 시즌 부천에서 5만 2275명, 평균 2904명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배 가까이 늘었으니 효과를 본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회별, 경기별로 관중 숫자를 따져본다면 관중 규모가 괄목할 만하게 늘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우선 시즌 중반에 열린 삼성 하우젠컵 7경기에서 들어온 관중은 고작 7895명으로 경기당 평균 1128명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시즌 삼성 하우젠컵에서 1만 1104명, 평균 1851명을 기록했으니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여기에 6월 3일과 7월 9일에는 두 차례나 세 자릿수 관중(975명, 705명)에 그쳤고 단 한 번도 2000명을 넘긴 적이 없다. 하우젠컵 대회를 전후해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으로 인해 관심이 감소되고 스타급 선수가 대표팀에 나갔다는 점을 들 수도 있겠지만 제주는 월드컵으로 인한 차출이 없었다. 컵대회는 늘 흥행이 저조한 이벤트라 하더라도 정규리그 관중 동원도 성공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정규리그 11경기를 치르면서 9만 662명이 입장해 평균 8242명을 기록, 외관상으로는 지난 시즌보다 많이 늘었지만 부천 시절 관중이 워낙 적었고 올해 제주 관중은 1만 명을 넘긴 3경기에 집중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월 15일 제주에서 처음 열린 개막전에 3만 2517명이 들어왔고 두 번째 경기인 3월 25일 1만 6651명이 입장, 초반에는 관중이 많았다. 9월 23일 1만 6062명의 관중을 기록했지만 이날 경기에 앞서 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제주사랑 다짐 결의대회가 서귀포 경기장에서 열려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이 3경기에 들어온 6만 5230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8경기의 관중 숫자는 모두 2만 5432명, 평균 3179명으로 뚝 떨어진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경기당 평균 관중 3431명에 못미치는 수치로 어린이들을 무료 입장시킨 5월 5일 어린이날의 9293명이 최다 관중이었고 그 다음으로 많았던 날이 4월 16일의 4019명이었다. 사실 이런 상황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다. 제주의 홈구장인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은 제주 시민이 야간 경기 후 대중 교통 편으로 돌아가기에는 불편한 위치에 있다. 여기에 원정 팬들은 제주에 한 번 다녀오려면 당일치기로도 20만 원 가까이 비용이 들어 아무리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가기가 머뭇거려 질 수 밖에 없다. 제주는 지난해 용역 조사를 거쳐 부천에서 제주로 연고지를 이전하는 것이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고 관중을 늘리는 데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근거를 제시했으나 아직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굳이 축구팬들로부터 욕을 들으면서까지 제주로 연고지를 옮길 필요가 있었을까. 제주 구단이 내년 시즌 일부 경기를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제주 종합경기장서 치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앞으로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 2005년 / 2006년 관중 수 비교 2005년 - 5만 2275 (2904) / 1만 1104 (1851) / 4만 1171 (3431) 2006년 - 9만 8557 (5475) / 7895 (1128) / 9만 662 (8242) ※ 전체 관중(평균) / 삼성 하우젠컵 관중(평균) / 정규리그 관중(평균) ■ 2006년 날짜별 관중 ▲ 정규리그 3월 15일:3만 2517 3월 25일:1만 6651 4월 5일:3724 4월 16일:4019 4월 29일:1471 5월 5일:9293 8월 23일:2115 8월 30일:1169 9월 16일:2200 9월 23일:1만 6062 10월 3일:1441 ▲ 삼성 하우젠컵 5월 14일:1347 5월 17일:1023 5월 31일:1537 6월 3일:975 7월 9일:1013 7월 19일:705 7월 22일:1295 tankpark@osen.co.kr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