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14일 수원구장. 3회말 현대 공격 도중 3루측 한화 웅원석에서 난 데 없이 들려려온 '조롱성 야유'였다. 정민철의 투구폼을 두고 김재박 현대 감독이 돌연 덕아웃에서 나와 2분 여에 걸쳐 항의하자(사진) 한화 팬들은 심리전이라고 판단한 듯했다. 실제 현대는 3회초까지 0-2로 뒤졌다. 좌완 신인 선발 장원삼이 2⅓이닝 만에 강판되는 등 흐름상 끌려갔다. 장원삼은 1회초 한화 4번 김태균에게 투런홈런을 맞는 등 매 이닝 안타를 맞으며 위기에 몰렸다. 반면 현대 타선은 2회까지 도루 실패에 힘없는 내야땅볼을 거듭하며 정민철의 노련미에 끌려갔다. 이 시점에서 김 감독은 3회 선두타자 김동수 타석 때 정민철이 초구에 116km 변화구로 볼을 기록한 뒤 덕아웃에서 나와 투구폼에 대해 '딴죽'을 걸고 들어간 것이다. 이 항의의 효력은 어땠을까. 김동수는 곧바로 빗맞은 우전안타를 치고 나갔고 보내기 번트에 이은 후속 서한규의 우전안타로 1사 1,3루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1번 송지만이 볼 카운트 투 볼에서 정민철의 125km 변화구를 제대로 잡아당겼으나 3루수 이범호 정면으로 가면서 병살타로 끝나고 말았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