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가을 축제는 '언더독' 잔치?
OSEN 기자
발행 2006.10.15 12: 53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2006년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은 묘하게 흘러간다. 단기전의 특성상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 팀이 유리하기 마련이지만 기본적으로 예상 외의 결과가 많다. 아메리칸리그가 특히 그렇다. 뉴욕 양키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디비전시리즈는 양키스가 여러 모로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양키스는 양키스타디움서 열린 1차전서 8-4로 완승하며 환호성을 올렸지만 이후 내리 3연패해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오클랜드와 미네소타의 디비전시리즈 역시 5차전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오클랜드가 3연승으로 조기에 시리즈를 끝냈다. 미네소타는 투수진이 우위에 있어 단기전에 강할 것이란 예상에도 불구하고 오클랜드 타선에 맥을 못췄다. 디트로이트와 오클랜드의 ALCS 역시 예상을 벗어나긴 마찬가지. 전체적인 전력상 오클랜드가 다소 우위에 있다는 게 빅리그 전문가들의 중론이었지만 디트로이트는 이를 비웃듯 4연승으로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내셔널리그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디비전시리즈는 전력에서 앞선 뉴욕 메츠와 세인트루이스가 손쉽게 통과해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하지만 NLCS는 묘하게 흐르고 있다. 화려한 타력과 막강 불펜을 자랑하는 메츠가 예상대로 1차전을 2-0으로 승리했지만 2차전서 믿었던 마무리 빌리 와그너가 무너져 6-9로 패하면서 흐름이 뒤틀렸다. 설상가상으로 메츠는 15일(한국시간) 열린 3차전 마저 패하면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남은 4경기 중 세인트루이스의 홈인 부시스타디움서 2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메츠는 좌불안석일 수 밖에 없다. 단기전은 전력보다는 분위기와 상황에 좌우되기 십상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리즈는 어쩌면 이변의 연속이라기 보다는 단기전의 순리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인 팀을 지칭하는 '언더독'들의 선전에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이번 가을에는 누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지, 갈수록 흥미진진해지는 메이저리그의 '가을 축제'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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