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입고 안 웃었는데 이제 많이 웃겠다". 김성근(64) SK 감독이 '부드러운 남자'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카리스마' '의리' 등 남성다운 이미지로 각인된 김 신임 감독은 15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바비 밸런타인 지바 롯데 마린스 감독에게 신선한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김 감독은 '구체적으로 일본에서 무엇을 느꼈는가'라는 질문에 "밸런타인 감독은 팬들과 접촉이 많았다. 과거 일본 감독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옆에서 볼 때 지나치지 않나 할 정도였다. 가령 경기 뒤 선수들과 춤을 추거나 그날 경기의 히어로가 무대에 올라가 노래를 한다든지 그런 것이었다"라고 엔터테인먼트적 이벤트에 감화됐음을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롯데 선수들이 구속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는 것을 보고 한국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를 가든 팬들 속에 선수들 있다는 점이 부러웠다. 특히 작년은 우승한 해여서 몇 십 만 명이 우승 퍼레이드에 참가했는데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일이다. 이를 보며 한국에서도 그런 모습을 만들 수 없겠나, 한국에도 이런 것을 갖고 온다면 선수들의 프로의식이 높아지지 않을까 여겼다"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그나마 (내가) 프로의식이 있지 않나 싶었는데 승부에 관한 프로의식일 뿐이었다. '프로는 기본이 손님'이란 점을 일본에서 공부 많이 했다. 그동안 유니폼 입고 안 웃었는데 많이 웃겠다. 밸런타인에게 어떻게 그렇게 잘 웃냐니까 고개를 올리라 그럼 자연히 웃게 된다고 하더라. 고생하면서도 즐겁게 야구하고 싶다. 앞으로 많이 웃더라도 나이 먹어 헛갈리는 것 아니니 착각 말아달라"고 미소를 띠우며 밝혀 팬들의 웃음과 박수 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SK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이건 아니다', '팬들에 대한 실례', '지금까지의 성적은 백지'라고 언급, 강력하게 체력과 정신력 향상을 주문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김 감독은 WBC에서 보여준 외야수 이진영의 어깨가 세계수준이라고 평가하며 "한국야구의 목표는 이제 일본을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미국, 그리고 세계무대"라고 말해 외국에 나가 오히려 한국야구의 실력과 잠재력에 무한한 낙관을 가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sgoi@osen.co.kr 김성근 감독이 자신이 거쳐간 팀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그린 캐리커처들이 담긴 액자를 들고 있다./인천=박영태 기자 ds3fa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