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PIFF)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당연히 김동호 집행위원장이다. 예정된 모든 주요 공식 일정에 등장해야하기 때문이다. 김동호 위원장에 버금갈 정도로 바쁜 영화인이 있으니 그는 바로 유덕화다.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하던 10월 12일 저녁 유덕화는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진행된 개막식에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유덕화가 올해 부산을 방문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PIFF가 아시아 영화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하기 위해서다. 19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홍콩영화와 가수 활동으로 여명 장학우 곽부성과 함께 4대천왕으로 불리며 유덕화는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누린 톱스타다. 1980년 데뷔한 유덕화는 26년동안 변함없이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이와 아울러 유덕화는 1991년 ‘팀워크 모션픽쳐스’와 그 뒤를 잇는 ‘포커스 필름’을 설립해 제작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유덕화는 특히 ‘포커스 필름’ 설립 후 아시아 영화의 새로운 감독과 배우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노력을 기울였고,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PIFF의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하게 됐다. 그리고 다른 이유로는 유덕화가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연기를 해야하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10월 13일 오후 1시 부산 해운대 야외무대에서 ‘한국의 국민배우’이자 한중일 합작영화 ‘묵공’에서 호흡을 맞췄던 안성기와 오픈토크 행사를 가졌다. 유덕화는 또 한국의 ‘태원엔터테인먼트’와 홍콩의 ‘비주얼라이저’가 공동제작하는 한중합작영화 ‘삼국지-용의 부활’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15일 부산 그랜드호텔에서 ‘삼국지-용의 부활’ 기자회견 및 프로모션 행사를 가지며 유덕화는 배우로서 부산영화제에서 자신의 일정을 소화했다. 또 유덕화가 부산의 각종 행사에 종횡무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영화 제작자이기 때문이다. 특히 위에 언급했던 ‘포커스 필름’을 설립해 아시아 영화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제작자인 만큼 올해 처음으로 토털 마켓으로 변모한 아시아필름마켓은 절대 놓칠 수 없는 절호의 찬스인 셈이다. 게다가 최근 한류열풍이 시들해졌다는 소리도 들리지만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 스타들이 여전히 아시아에서 큰 축을 이루고 있어 유덕화에게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을 것이다. 유덕화는 14일 저녁 부산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한국영화 ‘중천’의 프로모션 행사와 15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진행된 이병헌 수애 주연의 ‘그 해 여름’ 제작보고회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유덕화는 수상자이자 배우, 제작자로서 말 그대로 알찬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어쩌면 향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유덕화의 모습은 더 자주 보게 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도 생긴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