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이 가장 빛나는 순간은 바로 레드카펫 위에 있을 때다. 올해 11살이 된 부산국제영화제(PIFF)의 개막식도 수많은 국내 톱스타들과 해외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해 화려한 빛을 발했다. 하지만 그 빛은 결코 오래가지 못했다. 개막식 이후 많은 스타들이 바로 부산을 떠났기 때문이다. 스타들이 PIFF 개막식 이후 부산을 떠난 이유는 대부분 차기작 촬영과 개인사정 등 부득이한 경우다. 10월 12일 개막한 PIFF는 영화 축제다. 감독과 배우, 관객, 제작사, 배급사, 매니지먼트사, 언론사 등 영화와 관련된 모든 이들이 참여한다. 하지만 9일이라는 축제기간은 처음부터 끝까지 즐길 수는 없다. 이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인들을 가까이서 만나고, 그들과 대화하기를 원하는 관객들에게는 역시나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다. 영화제라는 특별한 기간만큼은 배우와 감독과 가까이 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큰 기대는 현실이 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일정을 이해하기도 하지만 마음속에 가졌던 기대는 아쉬움이 되거나 실망으로 변하기도 한다. 개막식이 아닌 관객과의 만남을 위해 뒤늦게 부산을 찾는 스타들도 많다. 비록 개막식과 같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영화팬들의 얼굴에는 큰 무언가를 얻은 듯 한 기쁨이 나타난다. 그리고 관객과의 대화는 배우 스스로에게도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관객들은 정말 솔직하고 직설적이며 허심탄회한 평가를 내놓는다. 그런 관객들의 평가가 감독으로서, 배우로서, 제작자로서 다른 작품을 할 때 큰 밑거름이 된다. 영화제는 영화인들의 축제임과 동시에 관객과 소통하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리고 관객들은 영화제를 통해 꼭 풀고 싶은 궁금증을 해소하기를 원한다. 스타들에게 주어진 기회와 관객들의 요구가 잘 결합된다면 스타와 관객 뿐 아니라 영화제 자체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과거 10년을 통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영화제로 자리매김한 PIFF가 새로운 10년의 첫 걸음을 내딛으며 유념해야 할 것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한편 PIFF 개막식이 있던 날, 많은 스타들이 공식적인 개막식 행사가 끝나고 개막작이 상영되기 전 자리를 떠나 빈축을 사기도 했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