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고 선후배' 전준호-류현진, '부활투냐 괴물투냐'
OSEN 기자
발행 2006.10.16 08: 33

포스트시즌 개인 첫 승과 함께 팀의 운명을 걸고 ‘동산고 선후배’가 마운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부활투'와 '괴물투'가 한국시리즈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서 팀의 운명을 걸고 맞붙는다. 16일 오후 6시 대전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PO) 3차전에 현대는 베레랑 우완 전준호(31)를, 한화는 좌완 신인 류현진(19)을 각각 선발 예고했다. 3차전에서 승리한 팀은 한국시리즈에 단 1승만을 남기게 돼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돼 두 투수의 어깨에 팀의 운명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둘은 포스트시즌서 아직껏 신고하지 못하고 있는 첫 승에 도전한다. 프로 12년차에 고졸출신인 전준호는 그동안 플레이오프에서는 2경기에 등판해 1패에 방어율 27.00으로 저조한 성적을 남기고 있다. 한국시리즈서는 6경기 등판에 1패, 방어율 4.09를 마크했다. 전준호에 맞서 올 시즌 ‘괴물신인’으로 돌풍을 일으킨 류현진도 2번째 포스트시즌 등판서 첫 승을 노리고 있다. 류현진은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5⅔이닝 동안 5실점으로 패전의 아픔을 맛봤다. 전준호와 류현진은 공교롭게도 인천 동산고 12년 선후배 사이로 막다른 길에서 일전을 벌이게 돼 흥미를 끈다. 둘다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프로에 뛰어들어 자리를 잡은 선수들이다. 전준호는 1995년 태평양 돌핀스(현대 전신)에 연습생 포수로 입단해 투수로 전환해 성공을 거둔 케이스. 올 시즌 김수경과 손승락이 부상으로 제구실을 못하는 사이 현대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꿰찬 뒤 생애 최다승을 올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류현진은 연고구단인 SK가 지명하지 않아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 올 시즌 기량을 활짝 꽃피운 대형좌완 투수이다. 전준호와 류현진은 동산고 선후배사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올 시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뛰어난 성적으로 자신을 알린 점도 똑같다. 전준호는 지난 2001년 12승을 한 이후 두자릿수 승리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지만 올시즌 14승4패로 승률왕(0.778)을 차지했다. 또 류현진은 한기주(KIA)-유원상(한화)-나승현(롯데) 등의 이름값에 밀려 신인왕 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지만 시즌 초반부터 '괴물'이란 별명을 얻으며 다승(18승)-방어율(2.23)-탈삼진(204)왕에 오르며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현대 전준호는 승률왕의 자존심을 플레이오프에서 지키겠다는 생각이다. 비록 3선발이지만 구위로만 따지면 1선발이나 다름없다. 김시진 투수코치가 "우리 팀에서 구위는 전준호가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든다. 한화전에는 4경기에 나가 1승1패에 방어율 3.05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괴물 신인'의 이미지를 다시 각인시켜야 할 시기다. 9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준PO 2차전서 이현곤에게 만루 홈런을 맞으며 패전이 돼 구겨진 체면을 살려야 한다. 또 포스트 시즌 후 투표되는 신인왕 및 MVP 전선에서도 경쟁자들인 롯데 이대호나 삼성 오승환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선 3차전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당초 로테이션대로라면 PO 2차전에 등판했어야 했지만 김인식 감독은 그에게 이틀의 휴식을 더 줬다. 현대에 악연도 풀어야 한다. 개막 이후 4연승으로 승승장구하다가 시즌 첫 패배를 한 팀이 바로 현대였다. 지난 5월 11일 청주에서 4⅓이닝 동안 8안타를 맞고 7실점하며 프로의 쓴 맛을 봤었다. 상대 전적도 1승2패에 방어율 4.58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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