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PS, '경기를 지배하는' 선발투수가 없다
OSEN 기자
발행 2006.10.17 09: 57

경기를 완벽하게 지배하는 선발투수가 없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 플레이오프까지 관통하는 하나의 법칙이 있다. 경기를 완벽하게 장악하고 지배하는 선발투수가 없다는 점이다. 한화-KIA의 준플레이오프와 한화-현대의 플레이오프 내내 선발투수들이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불펜투수의 대결에서 승패가 가름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선발승이 나온 경기는 없었다. 모두 불펜투수들이 구원승을 따냈다. KIA 김진우 그레이싱어 이상화, 한화는 문동환 류현진이 나섰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모두 6회를 넘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평균 투구이닝도 4이닝 정도에 그쳤다.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1차전에는 현대 캘러웨이가 승리를 따내긴 했지만 5이닝 3실점에 그쳤다. 한화 문동환은 3이닝에 그쳤다. 2차전에서 정민철이 호투로 승리를 따냈지만 6회를 넘기지 못했다. 현대 선발 장원삼은 부담감을 이기지 못해 4회 강판당했다. 3차전 역시 한화 류현진이 5⅓이닝 3실점했고 현대 전준호는 4⅓이닝 4실점하는 등 승리를 안지 못했다. 선발투수들의 조기강판은 결과적으로 불펜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한화 구대성은 준플레이오프 2승, 플레이오프 2승 등 팀이 이긴 경기에 모두 등판했다. 최영필과 권준헌 등은 매 경기 4회부터 몸을 풀고 있고 플레이오프 3차전서는 문동환까지 불펜으로 나섰다. 현대 역시 조기에 송신영 신철인 황두성 등이 대기하고 3차전서는 장원삼도 구원 등판했다. 아무래도 엄청난 압박감을 받는 포스트시즌의 특성상 선발투수들이 오래 버티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심판들 역시 큰 경기에서는 스트라이크존도 시즌 때와 달리 좁아진다. 타자들은 타석에 바짝 붙어 고도의 집중력을 갖고 덤벼든다. 베테랑 투수들도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가을만 되면 펄펄 날았던 과거 롯데의 최동원이나 현대의 정민태, 해태의 김정수 등의 '위대함'이 돋보인다. 최동원은 84년 한국시리즈 4승을 모두 거뒀고 정민태는 한국시리즈 6승 포함 포스트시즌 최다승인 10승을 기록했다. '가을까지' 김정수는 한국시리즈에서만 7승을 올렸다. 이들이 경기를 완벽하게 지배하고 승리의 주먹을 불끈 쥐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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