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새 출발을 다짐하는 팀이라면 늘 새로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과거의 실패를 극복하고 밝은 미래를 향해 다시 도약하자는 의지가 만연하게 된다. 루 피넬라 감독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한 시카고 컵스가 바로 그렇다. 전날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를 데려오고 싶다"고 해 주목을 받았던 피넬라는 망가진 컵스의 전력을 원상복구시키는 데 일단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선 구단 고위층의 지원이 필수다. 감독이 필요로 하는 선수를 얼마나 충분하게 공급해주느냐에 따라 감독 자신이 구상하는 야구가 펼쳐질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시카고 언론도 연일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시카고의 양대 일간지인 '트리뷴'과 '선타임스'는 입이라도 맞춘 듯 이름만 대도 알 만한 스타들을 줄줄이 나열하며 "이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피넬라 부임 다음날인 18일(한국시간) 컵스가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FA로 풀리는 알폰소 소리아노 영입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선에서 '스파크'를 일으켜줄 호타준족의 선수가 필요한데 소리아노야말로 적격이라는 주장이다. '시카고 트리뷴' 역시 질세라 슈퍼스타들을 죽 나열했다. 칼럼니스트 필 로저스는 "임팩트 히터는 물론 마운드도 강화해야 한다"면서" 짐 헨드리 단장은 소리아노나 카를로스 리 같은 FA 타자 외에도 알렉스 로드리게스,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처럼 소속팀과 게약이 남아 있는 선수들도 물색할 것이라고 약속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카를로스 삼브라노와 마크 프라이어를 받쳐줄 선발투수가 필요하다면서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 제이슨 슈미트(샌프란시스코), 배리 지토(오클랜드)의 이름을 언급했다. 하지만 "워낙 몸값 비싼 선수들이어서 현실적으로는 무리"라고 부연했다. 컵스는 다음 시즌 연봉 총액을 대폭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보다 늘려서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컵스는 올해 개막 연봉 총액 9400만 달러로 30개 구단 중 7위를 마크했다. 이미 내년 시즌 연봉이 보장된 소속 선수들의 총액은 현재 4130만 달러 정도. 그러나 차액을 새로운 선수 영입에만 쓸 수 없는 게 컵스의 고민이다. 대폭적인 인상을 앞둔 기존 선수들에게도 섭섭치 않게 대우해줘야 한다. 삼브라노와 프라이어, 윌 오만 등은 연봉중재를 앞두고 있고 3루수 아라미스 라미레스는 FA가 된다. 이들에게 투입하는 돈만 해도 수 천 만 달러가 될 전망이다. 피넬라가 컵스를 선택한 배경에는 '만족할 만한 투자'를 약속한 헨드리의 유혹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컵스의 모기업이 '재정 상태의 건전화'를 표방하는 트리뷴 캄파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갑자기 '양키스급' 씀씀이를 누릴 여유는 없어 보인다. 침체에 빠진 팀이 단기간에 반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은 대대적인 투자다. 그러나 모든 팀이 우승 한 번 하기 위해 돈을 쏟아부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 돈을 쓴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만도 아니다. 여러 팀들의 입단 제의를 뿌리치고 컵스에 안착한 피넬라의 어깨는 그래서 결코 가볍지 않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