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군산상고는 70년대 고교야구에서 '역전의 명수'로 이름을 날렸다. 이젠 전북 현대가 대를 이어 축구에서 '역전의 명수'로 자리잡았다. 전북은 18일 울산 문수 월드컵 경기장에서 가진 200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원정경기에서 최진철 정종관 임유환 이광현의 골 폭죽과 함께 골키퍼 권순태의 신들린 듯한 선방에 힘입어 한 달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한 이천수가 한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울산 현대를 4-1로 대파했다. 이로써 전북은 울산과 1승 1패가 됐지만 종합 전적에서 6-4로 앞서며 다음달 1일과 8일에 열리는 홈 앤 어웨이 방식의 결승전을 치르게 됐다. 사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전북이 '역전의 명수'로 자리매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4 AFC 챔피언스리그에도 모습을 드러냈던 전북은 서귀포 강창학 구장에서 가졌던 주빌로 이와타와의 조별 예선 1차전 홈경기에서 1-2로 지며 8강 진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지만 5차전 원정경기에서 2-2 동점이던 후반 41분 박동혁, 후반 45분 남궁도의 연속골로 4-2로 승리, 최종 6차전 결과에 관계없이 8강행을 확정지었다. 전북은 2006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역전의 명수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전북은 감바 오사카와의 조별 예선 1차전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26분과 후반 40분에 김형범이 동점골과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승리를 따냈고 8강 진출 여부가 달려있던 다롄 스더와의 조별 예선 최종전에서도 먼저 1골을 내준 상태에서 김형범의 동점골과 왕정현의 역전 결승골, 김형범의 쐐기골로 3-1로 승리하며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또 상하이 선화와의 8강전에서는 1차전 원정경기에서 0-1로 진 뒤 2차전에서도 먼저 선제골을 내주며 4강 진출이 물건너가는 듯 했지만 제칼로가 전반 44분 동점골과 후반 16분 역전골을 터뜨린 데 이어 염기훈과 정종관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4-2로 승리, 극적인 4강 티켓을 따냈다. 급기야는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2006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을 노리던 울산을 맞아 1차전 홈경기에서 2-3으로 진 불리한 상황에서도 2차전서 먼저 3골을 터뜨리는 뒷심으로 결승 티켓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역전의 명수'에게도 아픔은 있었다. 2004 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알 이티하드에게 1-2로 진 뒤 가진 2차전 홈경기에서 링꼰과 보띠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서가 대역전의 기회를 맞았지만 후반 25분에 페널티킥으로 실점한 데 이어 후반 43분 동점골을 내주며 2-2로 비기는 바람에 결승 진출이 좌절됐던 것. 삼성 하우젠 K리그 2006 정규리그에서는 하위권으로 밀려나있는 전북이 결승전에서도 뒷심이 강한 면목을 보여주며 AFC 챔피언스리그 출범 이후 K리그 팀으로는 최초로 정상에 올라 FIFA 클럽 월드컵까지 출전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