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망자(亡者) 마케팅' 추진 화제
OSEN 기자
발행 2006.10.19 06: 25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다'. 시장을 지탱해주는 가장 기본적인 논리는 언제 어디서나 통용된다. 산 사람에게 각종 물품을 팔아 큰 이득을 누려온 메이저리그가 이번에는 삶을 마감한 사람에게서도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 중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른바 '망자(亡者) 마케팅'이다. 19일(한국시간) 'AP통신'에 의하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장례전문 업체 '이터널 이미지'와 라이센스 협약을 체결하고 틈새시장 공략에 돌입했다. 한 팬이 사망할 경우 그 팬이 평소 좋아했던 팀의 로고와 상징색을 관이나 화장 뒤 남은 재를 담는 납골 단지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권리를 부여한 것이다. 단순히 좋아하는 팀의 상징 뿐만 아니라 해당 팬이 특정 팀의 영원한 팬이었음을 인정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공식 문구도 새겨진다. '평생 팬'을 넘어서 '영원한 팬'이 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이 같은 마케팅 기법은 넘쳐나는 수요 때문에 만들어졌다. 이터널 이미지 측에 의하면 지난 6월까지 '메이저리그 야구팀의 상징 로고를 관에 부착해줄 수 있느냐'는 고객들의 요구를 무려 1000 건이나 받았다고 한다. 미국의 장례 시장이 연간 11억 달러에 달하고 사망자의 적지 않은 숫자가 생전 야구팬인 점을 감안하면 갈수록 시장이 커질 것으로 이 회사는 보고 있다. 이미 '할리데이빗슨' 같은 특정 제품의 이미지를 이용해 짭짤한 이득을 본 경험도 스포츠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게 된 한 요인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의 로고와 상징색을 무단도용할 수는 없기에 이번에 정식으로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 회사는 아직 정식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30개 구단 고유의 상징으로 디자인된 특별 주문 관과 단지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터널 이미지 측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MLB와의 계약을 발판 삼아 나스카, NHL, NFL과도 이 같은 라이센스 협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신개념' 마케팅 기법에 대해 MLB 사무국의 수잰 굿나우 대변인은 "열정적인 팬들이 자신의 야구사랑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표출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단순히 구단 로고를 빌려주는 것 만으로 산 사람은 물론 죽은 사람으로부터도 돈을 벌어들이게 된 메이저리그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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