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 자리에 앉았어도 마음이 편치 않다. 10월 11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새 수목극 ‘황진이’ 얘기다. 시청률 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황진이’는 첫 방송에서만 20%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몇몇 인기 드라마를 뺀 지상파 TV 드라마들이 10% 넘기기가 힘들어 고전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수치는 놀랄 만하다. 첫 회가 20.1%, 2회가 20.9%로 상승세를 타다가 3회 방송에서 주춤해 18.4%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수목극 지존이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하던가. ‘황진이’가 명품드라마라는 호평과 함께 시청률 지존에 올랐지만 계속되는 촬영 난항에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 최근 ‘황진이’는 강원도 강릉 선교장 촬영이 중단되는 난감한 상황을 맞았다. 장소협찬 자막을 놓고 ‘황진이’와 선교장 간의 갈등이 불거졌다. 방송윤리법에 따라 문화재인 선교장이 장소협찬 자막에서 빠지게 된 것이 문제였다. 현재 ‘황진이’는 선교장의 거부로 KBS 오픈세트장에서 촬영중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황진이’는 당초 기획된 개성 촬영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무산되는 결과를 맞았다. 또 경기도 양평의 야외세트장 건축주가 공사허가 없이 세트 건립을 추진하다 구속돼 양평 야외세트에서 진행하려 했던 제작발표회도 서울 소재의 호텔로 급하게 변경해야 하는 불운이 겹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황진이’ 드라마 관계자는 18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 ‘황진이’는 전국 각지의 명소를 돌아다니며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한 곳에서 촬영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경치 좋은 곳을 찾아 시청자들에게 보는 즐거움까지 제공하려고 애쓰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도 같다”고 전했다. ‘황진이’는 동양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배경으로 첫 회부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제작진은 앞으로도 하지원과 어린기생들의 폭포수 잠수 신을 찍은 강원도 동해 무릉계곡을 비롯해 경북 병암정, 소수서원, 경북 안동 봉정사, 용인 식목원, 수원 화성행궁, 고창 읍성 등 명소들을 촬영장소로 선택,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드라마의 쾌감을 선사한다는 방침이다. 호사에 찾아온 다마가 빨리 물러가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oriald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