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투수 출신 감독 대결, '마운드 노하우 충돌'
OSEN 기자
발행 2006.10.19 10: 40

한국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투수 출신 감독들끼리 정면 충돌한다. 팬들은 마운드 운용을 놓고 대가들의 지략 대결을 볼 수 있게 됐다 올해 한국시리즈는 특이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김인식(59) 한화 감독과 선동렬(43) 삼성 감독은 해태시절 수석코치와 에이스로 한솥밥을 먹은 사제지간으로 첫 대결을 갖는다. 아울러 삼성과 한화 역시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첫 한국시리즈 대결을 벌인다. 대전과 대구를 오가며 한국시리즈가 열리기는 원년인 82년(우승팀 OB 연고지가 충청도) 이후 24년 만이다. 이 보다 더욱 흥미를 끄는 대목은 역대 한국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투수 출신 감독끼리 격돌하는 것이다. 희한하게도 지난 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단 한 차례도 투수 출신 감독이 만난 적이 없다. 김응룡 감독, 김재박 감독, 강병철 감독 등 주로 타자 출신 사령탑들이 득세하면서 투수 출신 감독 대결이 성사되지 못했다. 따라서 두 투수 출신의 감독이 빚어내는 마운드 운용의 대결은 또 하나의 묘미를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두 감독은 비슷한 스타일이다. 불펜에 비중을 두는 투수 운용을 하면서도 기습적인 깜짝 기용도 마다하지 않는 변화무쌍한 투수 운용을 하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85년 해태 수석코치 시절 투수 분업 체계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그만큼 일치감치 마운드 운용 방법을 터특한 것이다. 김 감독은 선발진 보다는 불펜에 비중을 두는 투수 운용을 해왔다. 김 감독은 선 감독보다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큰 경기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임기응변이 중요하기 때문에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선동렬 감독도 불펜을 중요시하기는 마찬가지다. 선 감독은 주니치시절 스승이었던 호시노 센이치 감독의 투수 운용 방법과 상당히 비슷한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선발보다는 미들맨과 소방수 등 강력한 불펜 라인을 구축하고 후반 실점을 최소화하고 승리를 올리는 방정식을 갖고 있다. 경험에서는 밀리지만 선 감독 역시 국제대회 등서 여러 차례 자신의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상대 전력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적절한 투수들 내세우는 능력은 익히 정평이 나 있다. 교체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점도 강점이다. 두 감독은 모두 상대의 허를 찌르는 투수 기용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인식 감독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최영필을 롱맨으로 기용해 SK를 제압했고 올해 플레이오프에서도 문동환을 미들맨으로 내세워 현대를 일축했다. 두산 감독 시절인 지난 95년 롯데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2승3패로 몰린 가운데 신인 진필중을 선발투수로 전격 기용, 완투승을 따내고 한국시리즈 역전 우승의 분수령으로 삼았다. 선동렬 감독도 지난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예상을 깨고 하리칼라를 내세웠다. 당시 에이스는 11승11패 평균자책점 2.86를 기록한 배영수였다. 하리칼라는 3승2패 평균자책점 3.71에 그쳤다. 도박으로 여겨졌지만 단순한 성적 보다는 하리칼라의 구위를 믿었다. 결과적으로 하리칼라의 1차전 승리와 함께 내리 4연승을 올려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 묘수가 됐다. 두 감독의 능력을 보노라면 팽팽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처음으로 찾아온 투수 출신 대가들의 만남에서 누가 웃게 될지 팬들뿐만 아니라 야구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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