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의 플레이오프를 승리로 이끈 후 김인식 한화 감독은 숨은 수훈 선수를 묻는 질문에 “구대성과 고동진”이라고 답했다. 둘다 김태균에게 플레이오프 MVP를 넘겨줬지만 공수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김 감독은 주저없이 구대성과 고동진이라고 밝힌 것이다.
고동진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처음으로 톱타자로 출장해 선취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홈인, 김인식 감독의 타순 변화의 핵 노릇을 톡톡히 해준 것이다.
고동진은 페넌트레이스까지만 해도 타율 2할4푼1리에 연봉도 4500만 원에 불과한 평범한 선수였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깜짝 스타’로 탄생했다. 고동진은 KIA와의 준플레이오프부터 2번타자에 우익수로 출장해 공수주에서 눈부신 플레이를 펼쳤다.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타율 5할4푼5리(11타수 6안타), 3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수비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김인식 감독에게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덕분에 생애 처음으로 준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된 고동진은 "야구 선수생활 10여 년 만에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고 할 정도로 ‘신데렐라’로 탄생한 것이다.
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타격 도중 파울 타구에 맞아 2차전에 출장하지 못하는 등 준플레이오프 때만큼은 활약하지 못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팀 승리에 공헌했다. 플레이오프 9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에 그쳤으나 3차전부터 공수에서 다시 빛을 냈다.
3차전 4회 2사 1·2루서 채종국의 우익선상 2루타성 타구를 역동작으로 잡아냈고 타점도 올려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4차전에서는 전격 톱타자로 출장해 1회 첫 타석에서 캘러웨이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며 공격의 물꼬를 터 3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한화 승리의 선봉장으로 맹활약, 7년 만에 한국시리즈로 이끈 고동진은 한국시리즈에서도 ‘깜짝 스타’로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칠 각오이다. 처음 밟아보는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팀승리를 위해 공수주에서 이전처럼 맹활약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