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란 게 노래나 실력만 가지곤 되는 게 아니다. 지킬 건 지키고 싸울 건 싸워야 한다. 빅마마가 대중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다.” 빅마마는 망설임이 없었다. 앞으로도 빅마마다운 음악을 위해서 맞서 싸울 건 싸우고 지킬 건 지켜나가겠다고 한다. 그리고 당당히 음악 팬들 앞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3집 앨범으로 돌아온 여성 4인조 보컬 그룹, 빅마마가 만나자마자 건넨 말이다. 어느 덧 3집이다. 앨범 3장 내고 나니 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자꾸만 시야에 들어온다. 눈에 보이는 것들을 모두 쫓을 수는 없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을 잃게 된다. 버릴 건 버리고 취할 건 취한다. 유혹은 버려야 하고 음악은 지켜야 한다. 왜? ▲빅마마일 수 있는 이유? 싸워온 결과! 이지영이 입을 열었다. “음악이란 게 노래나 실력만으론 되는 게 아니더라. 그 안에 있는 룰도 알아야 되고 지키고 싸워야 한다. 다행히 우리 팀엔 가요계를 잘 알고 있는 든든한 큰 언니가 있다. 그 때문에 빅마마가 지금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큰 언니, 신연아도 거든다. “처음 자기 생각대로 가기보다는 돈의 유혹이나 방향 전환의 유혹 등 바뀔 수 있는 상황들이 많다. 내가 중심을 꽉 잡고 있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 다른 곳으로 흘러가기 쉬운 곳이 가요계다.” 듣고 있자니 몇 년 전 모 프로그램에서 “가수는 노래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는 한 발라드 가수의 푸념이 생각났다. 또 다른 가수는 공연 중 “음악만 하면 되는데 어떨 땐 개그맨과 권투도 한다”며 자조적인 말을 내뱉기도 했다. 심지어 오락 프로그램을 통해 컴백을 하기도 하니 ‘중심을 꽉 잡고 있지 않으면 정체성을 잃어버리기 쉽다’는 빅마마의 말이 이해되고도 남는다. 빅마마도 오락 프로그램 출연여부를 놓고 고민했던 일이 있다고 털어놨다. 지금은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빅마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지만 분명 그런 유혹에 노출돼 있었던 때가 있었고 고민도 많이 했다고 한다. 빅마마가 오늘날 무대 위에서 대중 앞에 당당히 나설 수 있는 것도 그런 유혹들에 맞서 싸워온 결과인 것이다. 이어 신연아는 말했다. “사실 공연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돈이 많이 남지 않는다. 돈벌려고 치면 공연보다 행사를 뛰는 게 훨씬 낫다. 그런 식으로 돈을 따지다가 자기 색깔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멍청한 건지도 모르겠다. 멍청한 사람들이라 지금까지 빅마마의 색깔을 지켜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웃음) ▲빅마마, 휴머니즘에 눈뜨다 그래서 3집 앨범 ‘The People’에 대한 이야기를 재촉했다. 그들이 지켜온 색깔에 어떤 색이 덧칠됐을지 불현듯 궁금해졌다. 이번에도 빅마마는 ‘빅마마’라는 이름답게 ‘여성’ 색깔을 지키고 있었다. 특히 신연아가 작사, 작곡한 6번 트랙 ‘모두 용서한다’(짓밟힌 꽃송이를 위해)는 성폭력 피해여성이 용서를 통해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는 내용으로 아직까지도 사회적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여성에 대한 신연아의 고민과 애정을 엿볼 수 있는 곡이다. 특히 3집 앨범은 빅마마의 시선이 여성에 한정되지 않고 인간으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3집 앨범의 타이틀 'For The People'에서도 인간을 향한 빅마마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은 휴머니즘 색채가 진하게 묻어난다. 휴머니즘만큼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도 없다고 빅마마는 인간에 대한, 삶에 대한 애정이 돋보이는 ‘For The People’로 음악 팬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그 중에서도 휴머니즘 색채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타이틀곡 ‘Never Mind’는 처음부터 끝까지 경쾌한 리듬이 이어지는 빠른 비트의 곡으로 세상의 아픔과 시련을 이겨내자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금껏 타이틀곡으로 슬픈 R&B 발라드를 불러온 빅마마를 생각한다면 조금 놀랄 수도 있을 듯. 경쾌한 리듬이 파워풀한 빅마마의 가창력과 잘 어울려 듣기만 해도 절로 흥이 느껴지는 노래다. 뿐만 아니라 이번 앨범에도 구성원 개개인의 노력과 정성이 깃든 솔로 곡들이 한가득 담겨있다. 이영현은 1집 ‘체념’과 2집 ‘체념 후’에 이어지는 기대치와 변화에 대한 부담감에 이번 솔로 곡을 작업하면서 남모를 속병을 앓았다고 했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 거칠고 파워풀한 락 발라드 ‘연’이다. 막내 박민혜의 솔로 곡 ‘사랑을 외치다’도 음악적 성숙에 대한 깊은 고민을 엿볼 수 있는 곡이며 이지영의 솔로 곡 ‘Calling’은 심플한 멜로디에 안성맞춤한 듯한 아프리카 전통 악기의 어울림이 돋보이는,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3집 앨범을 자신 있게 내민 빅마마는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노래로 보답하겠다며 당차게 말했다. “기다려준 팬들이 너무 고맙다. 일일이 답변 못해줘서 믿어줄지 모르겠지만 팬들의 위로 글이나 안부 글을 보고 정말 큰 감동을 받는다. 그 감동에 보답하는 길은 노래밖에 없는 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 들려드릴 수 있도록 물러서지 않고 열심히 음악만 하겠다.” oriald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