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에이스의 귀환이냐’, ‘천적 괴물투냐’.
21일 오후 2시 대구구장에서 시작되는 2006 삼성 PAVV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삼성의 ‘토종 에이스’ 배영수(25)와 한화의 ‘괴물신인’ 류현진(19)이 선발 투수로 예고됐다. 양팀 사령탑은 20일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두 선수를 1차전 선발로 발표했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현재 팀 내 선발진 중에서 구위가 가장 낫고 한화전 통산 성적이 좋은 우완 배영수를 1차전 선발 카드로 내세웠다. 지난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배영수 대신 구위가 좋았던 외국인 우완 투수 하리칼라를 1차전 선발로 내세워 성공을 거뒀던 선 감독은 올해도 배영수, 브라운, 하리칼라를 놓고 고민 끝에 배영수를 낙점한 것이다. 2004년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당당히 등판했던 배영수로선 지난해 내줬던 에이스의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를 맞았다.
이에 맞서 김인식 한화 감독은 올 시즌 삼성전서 무패 행진(5연승)으로 ‘천적’의 면모를 과시한 좌완 류현진을 밀어붙였다. 류현진은 시즌 막판부터 플레이오프까지는 피로 누적으로 6일 이상씩 쉬고 선발 등판했으나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5일 만에 나서게 됐다.
김 감독은 류현진과 6일 쉰 베테랑 우완 정민철을 놓고 고민했으나 1차전을 비롯해 4차전, 7차전 승부까지 고려해 삼성전서 가장 호투한 ‘젊은 팔’인 류현진 카드를 밀어붙인 것이다.
배영수는 올해 한화전에서 가장 나은 피칭 내용을 보여주었다. 4경기(선발 3경기)에 등판해 2승1패 19⅔이닝 동안 3실점, 평균자책점 1.37에 불과하다. 하리칼라 브라운 등 다른 선발투수들에 비해 월등한 성적을 보여주었다.
개막과 함께 선발투수로 등판해 온 배영수는 6월부터 미들맨으로도 등판했다. 선 감독은 배영수의 구위가 미덥지 못한 듯 미들맨으로 기용했다. 배영수는 시즌 막판에는 150km대의 강속구를 뿌리며 안정된 피칭을 선보였다. 올해 8승9패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했다.
배영수는 2001년과 2002년에는 각각 구원승을 올렸지만 2004년과 2005년 한국시리즈에서는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특히 2004년 현대와의 한국시리즈에서 '10이닝 노히트노런'의 눈부신 호투를 하고도 무승부로 끝나는 바람에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배영수에 맞서는 ‘트리플 크라운’의 주인공인 류현진도 포스트시즌 첫 승에 목말라 있다. 류현진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서 각 한 차례 선발 등판했으나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다. KIA와 준플레이오프에서는 5⅔이닝 5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첫 등판서 이현곤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하는 등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류현진은 지난 16일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 5⅓이닝을 5안타 3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포스트 시즌 첫 승을 목전에 뒀으나 구원 최영필이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류현진은 올 시즌 삼성전 6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무패 방어율 1.62로 괴력을 과시했다. 한화가 삼성을 상대로 건져올린 7승(11패) 가운데 70% 이상을 혼자서 거둔 셈이다. 데뷔후 첫 완봉 경기도 7월7일 대구 삼성전이다. 류현진은 시즌 때 “삼성만 만나면 집중력이 더 생긴다”며 삼성전에 강한 이유를 설명했다.
기선 제압을 위해 중요한 1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배영수와 류현진이 과연 어떤 성적표를 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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