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자가수들의 컴백이 돋보이고 있다. 비, 동방신기, 성시경, 이승철, 신승훈 등 인기 정상의 남자가수들이 잇따라 컴백하면서 가요계가 활기를 띄고 있다. 그런데 이들을 잘 살펴보면 공통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댄스가수들은 심오한 의미를 담은 앨범을, 발라드가수들은 처절하도록 슬픈 가사가 돋보이는 앨범을 발표하고 있다. 먼저 대표적인 댄스가수는 비와 동방신기. 비는 10월 13일 발표한 4집 앨범에서 전쟁, 평화, 고통, 희망, 사랑이라는 5가지 메시지를 담았다. 상반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각각의 단어를 통해 혼탁한 세상을 표현하고 이에 대한 치유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전쟁과 고통으로 얼룩진 세상을 사랑으로 감싸 안고 평화롭고 희망적인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 같은 의미를 표현하고자 비는 천사의 날개를 달고 가슴에 별 모양을 새겨 넣은 채 앨범 재킷 사진을 찍었으며 타이틀곡 ‘I'm Coming' 역시 이러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전쟁터를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는 음산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동방신기의 앨범은 더욱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다. 타이틀곡 ‘“O”-正.反.合.’은 세상을 향한 메시지로 ‘정(正)·반(反)·합(合)’의 변증법 원리를 내세워 컴백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정이 있으면 항상 반이 있기 때문에 정을 견제하는 동시에 합을 도출하는 기반이 되는 것처럼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반을 위한 반이 아니라 합을 위한 반이 돼야 한다는 심오한 뜻을 표현해 진화하는 사회의 모습을 ‘정.반.합.’으로 지칭했다. 또한 이러한 흐름은 결국 큰 원(O)을 만들게 되고 또, 항상 발전적인 의미에서 ‘O.K.’사인을 하듯 지지를 보내는 사회구성원이 되자는 뜻에서 '“O”-正.反.合.'이라는 제목이 탄생했다. 이러한 의미심장한 뜻과 함께 퍼포먼스 또한 파워풀하고 강렬해 시선을 끌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발라드가수들은 가을이라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하나 같이 슬픈 음악을 전면에 내세웠다. 먼저 최근 각종 차트에서 1위를 석권하고 있는 손호영은 ‘운다’라는 제목만큼 애절한 발라드로 대중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때로는 여자의 눈물보다 남자의 눈물이 더 애달프게 다가오는 법이다. 타이틀곡 ‘운다’는 술에 취해 헤어진 애인을 생각하며 슬픔과 후회, 그리움의 눈물을 흘리는 한 남자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승기는 최근 스페셜 앨범을 통해 이소라의 ‘제발’을 리메이크해 발표했다. ‘제발’은 이소라가 방송에서 노래를 부르다 스스로 감정이 격해져 몇 번이나 눈물을 흘렸을 정도로 슬픈 가사와 멜로디가 돋보이는 곡으로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이승기가 불러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성시경이 발표한 5집 앨범 타이틀곡 ‘거리에서’ 역시 가을과 잘 어울리는 발라드곡이다. 헤어진 여인을 그리워하며 추억이 담긴 길을 걷는다는 내용으로 성시경의 부드러운 음색과 잘 어울린다. 또한 이루의 ‘까만 안경’ 역시 사랑받고 있는 곡으로 헤어진 여인을 그리워하며 까만 안경을 쓰고 눈물을 흘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처럼 남자 댄스가수는 더욱 의미심장하게, 발라드가수는 더욱 분위기 있게 변모한 모습으로 컴백해 골라 듣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활동이 다소 주춤하고 있는 여자가수들까지 가세한다면 이 가을은 들을 것 많은 계절이 될 듯하다. hellow0827@osen.co.kr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비, 동방신기, 성시경, 손호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