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인 속전속결이다. SBS 라디오가 대리 번역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정지영 아나운서의 후임으로 10월 20일 저녁 정미선 아나운서(25)를 선임하면서 서둘러 수습에 나서고 있다. 정지영의 후임으로 결정된 정미선 아나운서는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SBS 공채 아나운서 11기로 입사했다. 2004년 ‘학교전설’을 시작으로 ‘오픈 스튜디오’ ‘문화가 중계’ ‘생방송 투데이’ ‘열린 TV 시청자 세상’ ‘유쾌한 두뇌검색’ 등을 진행했고 현재는 ‘금요 컬처클럽’을 맡고 있다. SBS의 이 같은 행보는 20일 오전의 방침과도 다른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BS는 당초 주말까지는 윤현진 아나운서가 마이크를 잡고 그 이후부터는 아나운서실의 인력 상황을 봐 가면서 임시체제로 운영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리고 정식 후임은 11월 6일로 예정된 가을 개편 때 결정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보면 이런 방식이 정답이다. 가을 개편이라는 큰 절차를 남겨 놓고 프로그램에 변화를 주는 것은 웬만하면 피해왔던 일이다. 하지만 SBS 라디오는 절차보다는 신속한 수습을 택했다. 정지영을 둘러싼 파문이 예상외로 커지고 있고 또 그 불꽃이 자칫하면 SBS 프로그램으로 튈 기미마저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정지영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급작스럽게 하차하게 된 데는 SBS가 정지영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탓도 있다. 정 아나운서를 중도하차 시킬 계획이 없다는 SBS 고위 관계자의 말은 오히려 네티즌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정지영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스위트 뮤직박스’의 팬들이 진행자 중도 하차에 크게 반발한 것도 후임 결정을 서두르는 계기가 됐다. 팬들은 “정지영 아나운서가 없는 라디오는 듣지 않겠다”며 서운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결국 이런 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은 후임 진행자를 하루라도 빨리 결정해 프로그램을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낫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SBS 라디오 관계자는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임시체제가 더 많은 혼란을 가져 올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후임을 서둘러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갑작스레 후임 통보를 받은 정미선 아나운서는 “제주도 출장 도중에 연락을 받아 깜짝 놀랐다. 정지영 선배가 굳건히 지켜온 7년에 비해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스위트 뮤직 박스’ 팬들에겐 낯선 내 목소리가 친근히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00c@osen.co.kr 정미선 아나운서. /SBS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