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굳히기형’과 김인식 ‘도박형’ 대결 흥미진진
OSEN 기자
발행 2006.10.22 09: 29

'이기고 있어도 안심할 수 없다'(선동렬 삼성 감독) '이길 수 있는 경기만 집중하겠다'(김인식 한화 감독) 2006 한국시리즈가 양팀 사령탑의 색다른 경기 운영 스타일로 팬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지난 2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승장’ 선동렬 삼성 감독과 ‘패장’ 김인식 한화 감독은 각자만의 색깔 야구를 보여줬다. 선동렬 감독은 ‘지키는 야구’의 대가답게 전형적인 굳히기 전법을 구사했다. 이에 맞서 김인식 감독은 ‘앞서는 경기에 올인한다’는 전략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선동렬 감독은 3회 2점을 선취한 후 추가 점수 득점찬스가 오면 주저없이 번트공격으로 짜내기에 나섰다. 선 감독은 4-0으로 승리한 후 인터뷰에서 “선취점이 중요한데 먼저 점수를 뽑았다. 5회 이후 이기고 있어 세이브 상황과 관계없이 불펜진인 권오준과 오승환을 투입해 경기를 끝냈다”고 밝혔다. 한 두점 앞서고 있어도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를 완전히 제압해야 한다는 의미의 선수단 운용이다. 선 감독은 “세이브 상황도 아니지만 오승환을 쓰는데 전혀 아깝지 않았다. 야구는 알 수 없는 것이다. 4점차도 안심할 수 없다”며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넌다’는 식으로 게임에 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인식 감독은 ‘도박형 운영 스타일’을 또 한 번 보여줬다. 김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때부터 ‘버리는 경기’와 ‘이기는 경기’에 운영 스타일을 확실하게 다르게 가져갔다. 초반 실점으로 승산이 적어진 경우에는 투수진을 아끼는데 전력, 다음 경기에 대비했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이어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버리는 경기’였다. 이때는 초반 부진한 선발 투수를 일찍 내리고 불펜진도 ‘이기는 조’보다는 ‘추가점을 안내는 조’를 투입하는 경기를 운영했다. 그리고 비축한 전력으로 다음 경기에 총력, 승부를 거는 스타일을 구사했다. 경기 중반 이후 앞서는 상황이 오면 마무리인 구대성을 7회부터 투입하는 강수를 두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 패배후 “우리 불펜진은 이기는 조와 그렇지 않는 조간에 격차가 있다”면서 “이제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전체 투수진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커’로 떠오른 우완 문동환을 일단은 이기는 경기 불펜으로 활용하면서도 선발로 투입할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다. 물론 양 감독은 팀전력상 다른 스타일의 야구를 구사할 수밖에 없다. 선 감독은 탄탄한 불펜진을 믿고 ‘굳히기’를 구사하고 있고 김 감독은 ‘이기는 투수진’을 아껴쓰며 승리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양팀 사령탑의 다른 색깔 야구로 한국시리즈가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su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