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투구에만 집중한 게 이 같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 22일(햔국시간) 벌어진 월드시리즈 1차전서 세인트루이스의 승리에 가장 큰 공헌자가 신인 앤서니 레예스(25)라는 데 이견을 가질 사람은 없을 듯하다. 이날 레예스는 월드시리즈 1차전, 그것도 적지에서의 선발등판이라는 부담을 안 가질 수 없는 경기에서 마치 베테랑을 방불케 하는 투구로 팀에 첫 승을 안겼다. 9회 선두로 나선 크레익 먼로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물러날 때까지 4피안타 2실점으로 역투를 거듭했다. 맞상대로 나선 'AL 최고 신인' 저스틴 벌랜더와의 대결에서 완승하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뚜렷하게 각인했다. 레예스는 경기 뒤 가진 공식 인터뷰서 "이런 결과를 낼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그저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게 성공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속팀의 토니 라루사 감독은 "상대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마운드 위에서 대단히 침착했다"면서 "레예스는 자신의 투구가 먹혀들어갈 때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고 극찬했다. 레예스의 경기 복장은 다소 우스꽝스럽다. 송진을 가득 바른 모자를 뻣뻣하게 펴서 쓰고 하얀색 원이 둘러진 빨간 스타킹을 무릎 바로 아래까지 올려서 착용한다. 라루사는 "솔직히 스타일은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않다. 어린 팬들이 레예스의 패션을 따라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지만 레예스는 보다 실용적인 이유를 댔다. "모자를 그렇게 쓰면 스트라이크존이 잘 보인다. 빛이 잘 통과해 시야가 넓어진다"며 "포수의 사인이 눈에 제대로 들어와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복장은 약간 구식이었지만 결과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만큼 대단했다. 카디널스의 월드시리즈 1선발이란 영예에 덤으로 승리투수가 된 그가 이번 시리즈서 또 어떤 활약을 펼칠지 눈길이 쏠린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