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패권을 놓고 맞붙은 삼성과 한화의 장외 신경전도 팽팽하다. 양 팀이 첨예하게 신경전을 펼친 부분은 '응원송' 이었다. 발단은 삼성의 응원가였다. 삼성은 지난 21일 대구구장 1차전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트로트 가수 박상철의 '무조건', '자옥아' 등을 응원가로 사용하자 한화 측이 "그건 우리 노래"라며 맞불을 놓을 태세다. 한화는 "저 노래를 부른 가수 박상철 씨는 한화 열성 팬이다. 박상철 씨는 자신의 히트곡인 무조건을 개사해 한화 응원송을 만들었을 정도다. 특히 김태균을 좋아해 김태균의 테마송을 만들어 줬다"며 발끈했다. 한화는 원래 대전구장 3차전부터 이 응원송을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공교롭게도 삼성 응원단에서 먼저 사용하게 되자 당황했던 것이다. 한화와 박상철 씨는 곧바로 서울에서 응원가와 테마송을 긴급 공수, 22일 2차전부터 사용하기로 했다. 박상철 씨는 '무조건'을 개사해 '한화가 부르면 맨발로 달려갈 거야', '태균이가 무조건 홈런칠 거야' 등으로 한화만의 응원가로 다시 만들었다. 하지만 박상철 씨의 한화 응원가와 김태균 테마송은 2차전이 비로 연기되면서 23일에나 대구구장에 틀어지게 됐다. 구단 홍보팀을 통해 한화 응원송이 삼성 응원가로 1차전에 나왔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김인식 한화 감독은 "그럼 우리는 자옥아를 옥자야로 바꾸면 되지 뭐"라고 웃으며 특유의 유머 감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가수 박상철 씨는 김인식 감독에게 '필승하십시요'라는 인삿말도 함께 전했다고. 아무튼 23일 2차전부터 대구구장과 대전구장에서는 똑같은 '무조건'과 '자옥아'가 노랫말만 달리한 채 양 팀의 응원가로 신나게 울려퍼질 전망이다. sun@osen.co.kr
